우리 몸이 통증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통증은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웅변하는, 인간의 본질적 특징이다. 때로 삶은 통증으로 시작하여 통증으로 끝나기도 한다. 통증은 깊숙한 자아를 위협하며, 죽음을 예고하여 자아의 궁극적 사라짐을 일깨운다. 통증은 가장 생생한 경험이지만 도무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우리는 말문이 트이지 않은 아기와 같은 처지다. 마치 내 주위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다. 내 몸과 뗄 수 없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인간의 유한함을 일깨우는 것 중에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이 통증이다. 우리는 통증을 죽기보다 더 싫어한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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