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교황님,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잊으신 것은 아닐까, 우리를 돌보지 않으시는 게 아닐까, 우리를 힘든 상황에 그냥 버려두시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요
A. 물론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그러한 순간에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적절한 때가 오면, 하느님께서 우리 손을 붙잡아 우리를 구원하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믿음이 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십니다. 저를 포함해서 우리 모두는 믿음이 약한 인간들입니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우리가 걷는 지상 여정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십니다.
우리는 우리 모두가 불안과 근심의 씨앗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완전해지고 싶어 노심초사합니다. 종종 틀린 길을 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불안과 근심이 예수님을 만나면, 은총이 시작됩니다. 그분께서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죽음을 건너가신 분이 주님이십니다. 우리가 주님을 찾으려고 하기 전에 이미 그분께서는 우리 곁에 계십니다.
우리는 때때로 어둠 속에서 "주님! 주님!" 하고 외칩니다. 주님께서 멀리 계시고 우리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어느 순간에 대답하십니다.
"나 여기 있단다!"
반면 우리가 인생의 화려한 순간을 보내고 있다고, 잘나가고 있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와 같습니다. 아이는 몇 발자국 잘 걷다가도 넘어지고 또다시 몇 발자국 잘 걷다가도 넘어지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아빠는 아이를 일으켜 줍니다. 매번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그 손이 바로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주님을 당신에게 복종하기만을 바라는 계산적인 주인으로 여기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언제나 우리를 일으켜 주시는 아버지로 여기기를 바라시지요.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안전한 곳으로 이끄실 것입니다. 예수님과 베드로가 다시 배에 올랐을 때, 바람이 잦아들었습니다. 그러자 배에 있던 이들이 예수님을 찬양하며 말했습니다.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마태 14,33)
언젠가 우리 모두도 이들이 했던 고백을 하며 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