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루는 먹을 곱게 갈아 내어 먹물을 만들지만 자신은 잘 닳지 않는돌이었다. 단단한 몸으로 먹의 살을 조금씩 발라내는 강한 돌덩어리였다. 얼마나 먹을 갈았으면 저 야문 돌에 구멍이 날까? 더군다나 단연 벼루를! 허련은 경이로운 눈으로 추사 선생을 보았다.
추사 선생이 이번에도 무심한 듯 말했다.
"한 열 개쯤 구멍을 내 봐야 겨우 보이는 게 있지." 42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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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첩을 보면 한나절 만에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깨달을 거라는 말이 아닌가? 굳이 그렇게까지 말할 건 뭐 있나 하는 서운한 마음이 울컥 올라왔다. 영 대가답지않은 태도가 아닌가 싶어 부아도 치밀었다.
38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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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나비 이전에 애벌레였던 기억을 모두 벗어던지고 훨훨 날지."
그 말을 듣고서야 허련은 추사 선생이나비를 그릴 수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수로 놓친게 아니었다.
‘아직은 벗어던질 수 없다는 말씀 13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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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은 현대 과학을 소화하기 힘들어한다.
사용하는 수학 언어가 우리의 머리로는 파악하기 어렵고, 그 연구결과가 상식과 배치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세계 인구 70억명 중에서 양자역학이나 세포생물학, 미시경제학을 이해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그럼에도 과학은 막대한 특권을 누린다.
그것이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주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장군들은핵물리학은 이해하지 못할지 몰라도 원자폭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잘 안다 380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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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현대 문화는 이전 어떤 문화보다 더욱 폭넓게 기꺼이무지를 받아들여 왔다. 현대의 사회질서를 지탱해준 요인 중 하나는 기술과 과학적 연구방법에 대한 거의 종교적인 믿음의 확산이었다. 이것은 절대진리에 대한 믿음을 어느 정도 대체했다. 373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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