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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잘되게 해주세요 - 자존과 관종의 감정 사회학
강보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6월
평점 :
요즘 신작 도서들은
제목이 강하게 다가온다.
이 책 또한
제목이 나에게는 자극적이었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다.
높은 공감의 기대치로 더욱 수월하게 한 장씩 넘기게 된 책이다.
또한
요즘의 현실에 회자되는 미디어와 그로 인한 문화 현상을
사회학, 심리학 등 학문으로 풀이하지 않고
'마음의 문제'로 진지하게 이야기하며 끌어안으려 하는
작가의 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책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712/pimg_7568151892241849.jpg)
제일 공감하며 재밌게 읽은 1장이다.
1장. 혼자도 안녕합니다.
혼밥, 개취, 덕질
누군가와 함께 하질 않을 자유, 무리 생활의 흔적, 혼자의 시간
1장은 갈수록 더욱 간과할 수 없는 "개인"에 대해 말한다.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을 통해 서로의 안녕을 확인하고 오고 가는 대화 속에서 생활과 삶을 공유함으로 동질감과 친밀감을 높였지만,
지금은,
모바일과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로
세부적이고 다양한 공감을 나누는 관계 맺기 방식의 변화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를 행복, 슬픔등의 감정 표현으로 다 쏟아내고 있지만,
모두가 화자일뿐 청자는 되고 싶지 않아하기에...
나 또한
'좋아요'로 관계를 맺고 있지만,
공감이라는 큰 의미의 '좋아요' 한 번의 클릭으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싶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712/pimg_7568151892241853.jpg)
이기주의, 개인주의.. 각박, 몰인정하고 위태해 보일 수는 있으나,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먹고...
무리, 단체 생활의 부적응의 결과가 아니라 정말 혼자이고 싶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치열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에서
나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한다는 것이고 그 순간의 누구의 방해도 없이
고독 속에서 나다움을 찾아가는 위로의 시간이라 해두자.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나에게
토닥토닥 워워워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톡톡톡 하는 느낌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712/pimg_7568151892241854.jpg)
2장.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3장. 타인의 시선과 반응에 민감한 이유
어른이 된다는 것,
어른도 성장한다.
'타자의 눈'에 비친 나라는 존재
몇 달 전에 한국 영화 '소공녀'를 본 적이 있다.
'이솜' 드라마를 보고서 그녀의 출연작을 찾아보게 된 영화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712/pimg_7568151892241857.jpg)
흥행작이 아니고, 호불호가 많이 나뉘는 영화이지만,
이 책의 2장에서 보고는 얼마나 반갑던지 ㅋㅋㅋㅋ
집!
가족, 남자친구, 그럴싸한 직업..
삶의 가장 기본이지만,
주인공 미소에게는 확실히 소유할 수 없는 것이었고
그나마 쉽게 온전한 내 것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이 담배와 위스키였다.
미소는 눈에 보이는 집이 없을 뿐
가슴속에 집을 담고 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정 행복을 누린다.
(가난하고 비참해도 비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을 잃지 않는 정체성은 인정하고 싶지만, 지켜보는 나에게는 쓸쓸함과 답답함을 배제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그래도.. 집만 없는 미소와 집만 있는 다수의 타인 시선과 반응을 생각지 않는 용기에 박수는 보내주고 싶다.)
이 책에서 작가는
어른의 생물학적 조건에 사회적 조건이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아니며, 어른이라고 인정할 만한 사회적 조건이 반드시 가시적인 지표로 드러나야 하는 게 아닐 수 있다는 것!
많은 공감으로 나를 이끌어주었던 부분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712/pimg_7568151892241859.jpg)
또 우리의 일상에서 타인의 시선을
먹방, 리액션 비디오, 인성짤 등의 소재로 말하는 이 부분도 흥미롭다.
'반사의 반사'라는 작가의 표현이 참 좋았다.
" 반사의 반사를 통해 나를 더 잘 볼 수 있다면, 세상을 좀 더 헤아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
4장. 랜선 혹은 라이프
나의 존재를 설명하려는 인증샷
나와 모두를 위한 다이어리
기계적 마음의 시대
4장은 우리의 삶이 변화하는 방식을 온라인의 기계와의 소통, 라이브 방송, 랜선 관계, 인증 문화 등 을 통해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너무나 빠른 속도에 방향까지 생각지 못하게 나아감을 누구는 '진보', 누구는 '재앙'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우리가 인정해야 할 것은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기계를 완전히 몰아낼 수 없기에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 라고 묻는 유발 하라리의 질문을 작가도 우리에게 묵직하게 던져준다.
나 또한
블로그, 브이로그 등
모바일과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 공감했고 몇 번이고 끄덕이며 이 책을 읽었다.
많은 신조어들도 흥미를 돋우어 주었다.
과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작가의 긍정적인 시선으로 사회와 나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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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 잘되게 해주세요 "
매일 각자의 자리에서 여러 가지 이름과 역할로 이 시대에 맞서
온 힘을 다하여 싸우고 있는 우리들이다.
남의 힘을 받지 않고 힘에 벅찬 일을 극악스럽게 이루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어디와의 충돌과 불협화음이 생기지 않도록 둥글둥글하게 살고 있는 우리에게
"나만 잘되게 해주세요 " 는
내가 우선 행복한 게 중요하다는 반문적인 숨은 표현이 나를 진지하게 만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