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의 하루 - 강남스타일 미대생 스토리
김진국 지음 / 지영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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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눈이 좋아, 눈 내리는 겨울을 좋아한다는 주인공 유라,

'강남스타일 미대생 스토리' 라는 표현이 좀 식상하게 다가왔지만, 스토리의 전개가 있는 소설이 읽고 싶었다. 표지도 좋았고 또 유라와 반려견의 감동적인 특급 케미를 느껴보고 싶었다.

 

 

 

 

하지만, 책을 받고서는 상큼하고 사랑스러운 표지에 비해 책의 두께에 한 번 놀라고, 김진국 작가의 독특한 이력 (국내 최고 성 전문가이면서 해외에 수출되는 세계적인 성 전문가로 도약)에 두 번 놀라고, 1995년에 출판되어 베스트셀러임에 세 번 놀랐다. 그래서 더욱 기대하며 읽게 된 소설이다.

 

 

『유라의 하루』

주인공 유라는, 강남스타일 미대 2학년이다.

그녀의 방에는 좋아하는 영화 『베티 블루 37.2도』의 여주인공 베아트리스 달의 포스터를 벽면에 걸어 두었다. 그녀에게는 네이비블루 계통의 털을 가져 가슴을 흠뻑 적셔 주는 촉촉한 비의 이미지, 요크셔테리어 단비가 있다. 우수에 찬 단비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는 것이 그녀, 유라의 취미이다.

 

유라는 강변의 요새에서 바라보는 수채화 같은 조망과 선명한 구도를 좋아했다. 더욱이 안개 낀 날이나 눈 오는 날, 맑은 날과 흐린 날, 비 오는 날과 바람 부는 날, 사계마다 변화하는 그림 같은 풍경을 질감과 미감으로 느끼며 좋아한다. 그래서 남자친구 준호보다 준호의 집에서 느끼는 공간이 보여주는 다양한 풍경을 좋아한다.

 

 

소설의 처음은, 미국 유학 중인 사촌 오빠의 편지, "너의 그 예쁘고 순수한 얼굴과 특히 눈매, 네 눈매가 보고 싶다." 순수.. 그 단어와 유라 자신과의 거리에 대해 생각하며 종잡을 수 없는 감정으로 자신도 나날이 변해왔다는 사실을 되뇌며 이 소설은 시작한다. 그리고 새로운 연인 민규를 만나게 되고 유라의 하루 이야기가 펼쳐진다.

 

 

술술 잘 읽혀서 좋았다.

재밌다.

 

 

반려견, 호텔나이트클럽 J.J, 줄리아나, 장흥 예맥골, 토탈 미술관, 압구정, 오렌지족, 로데오 거리 ㅋㅋㅋㅋ

 

나 또한 애프리푸들 반려견 제니와 함께 이곳저곳을 다녀 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기대해 보기도 하고 따라가보기도 하고, 당시에는 정말 사회 문제인냥 뉴스에서 떠들어대며 심각함을 알렸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련한 추억의 한 장면이기에 이 기억마저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다행히도 시대는 많이 변화되었고 더 많이 변화되고 있으며, 가치의 기준도 또한 달라지고 있기에 그 시대를 반영한 이런 문학 작품으로 그때를 회상하며 우리 각자의 스무 살을 떠올려볼 수 있어 책이 주는 매력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으며 읽었다.

 

 

 

글 쓰는 것에 관심이 많기에

이 책을 읽으며 제일 좋았던 부분은,

유라의 새 연인, 바닷가 촌놈 민규가 고향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다. (제3부 여름 중 32 ~ 35)

 

 

 

 

젊은 여성 작가분의 감성 같다고 할까? 걸림 없이 한 번에 쭉 읽힌다. 고향의 서정을 충분히 느낌은 물론, 소박함 가운데에서 미사여구의 화려함이 있으며 하얀 것은 종이고 까만 것은 글씨임에도 불구하고 여름의 초록 무성한 칼라가 느껴지고 솔솔 불어오는 바닷바람의 향기까지 나에게 전해지는 듯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밤 10시, 비가 내리고 있다.

소설 중에서 유라가 좋아한다는 알비노니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예전에 가끔 들으며 슬픔에 빠지던 그날들도 회상하며 오늘은 굳이 찾아 들으며 잠을 청하려 한다. 바이올린의 고음과 첼로 저음의 조화로 이루어진 애잔함을 내리는 빗소리와 함께 이 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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