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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신 신은 아이 ㅣ 초록달팽이 동화 3
유영선 지음, 시농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1월
평점 :
유영선 작가의 『짝신 신은 아이』는 초록달팽이 동화집 세 번째 책으로, 다섯 편의 단편 동화가 실려 있다. 모든 이야기에는 아이들의 일상이 담겨 있으며,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그중에서도 「아빠와 나무」는 특히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나무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오빠와 그런 오빠를 동경하는 동생의 이야기는 단순한 놀이 속에서 가족의 정과 아이의 성장의 순간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낯선 환경 속에서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아이의 모습은 김선정 작가의 『전학 가는 날』 을 떠올리게 했다. 두 작품 모두 아이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게 하는 통로가 되어준다.
「까치와 까치밥」을 읽는 동안, 마치 할머니가 다정하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다. 이사가기 싫다고 투정 부리는 아기 까치를 보며, 정든 곳을 떠나 지금의 집에 뿌리내리기까지의 수많은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다. 아기 까치의 목소리는 어느새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로 들렸고, 남편의 갑작스러운 발령으로 급하게 집을 헐값에 처분하고 이사하던 그날이 떠올라 눈가가 뜨거워졌다.
또 다른 작품 「상자보다 무거운 것」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를 통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어릴 적 나 역시 길에서 지갑을 주워 경찰서에 맡겼던 기억이 있어서, 주인공의 마음이 더욱 실감나게 다가왔다. ‘정직’이나 ‘양심’, ‘착한 어린이’라는 말이 얼마나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작가는 “모든 이야기는 질문으로 시작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 중에 동화를 쓴다는 것은 “아이의 시선으로, 어른의 마음으로, 사람과 자연과 시간의 속삭임을 듣는 일”이라고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이 말은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 편 한 편의 이야기가 조용히 마음에 스며드는 『짝신 신은 아이』는 마치 엄마의 품처럼 따뜻하고 포근하다.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잔잔한 위로와 울림을 전하는 이야기 보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