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집중 왕 초록달팽이 동시집 21
신재섭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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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섭 시인의 말을 읽으며 참으로 감성이 풍부하고
따뜻한 분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사계절의 자연에게 말을 걸고 감에게 근사하다고 말해주는 분이라니 숲을 걸으며 발자국이 쓰는 시를 가만히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진 시인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사뭇 부럽기만 하다.

자연을 감탄하며 바라보던 때가 언제였던가.
시인님처럼 자연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바라볼 수 있다면 또한 흐뭇하지 않을까.

이 동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눈길이 갔던 1부 아삭한 오이는 없지만 중에서 <용띠 해 인사법>이었다. 이 동시를 소리내어 읽어내려가다 보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난다. 삽화로 그려진 용도 귀엽고 자꾸 용용~~하고 싶어진다.

[키 크고 싶어용
할머니표 만두가 먹고 싶어용
구름 위를 자주 오르면 좋겠어용
이제 내가 알아서 할게용 ]
_ 본문 중에서

2부 마음을 길이로 잴수 있을까에 실린 <나무와 나>의 동시가 두번째로 내 마음에 들어왔다. 마음의 길이를 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비바람에도 꿋꿋한 나무처럼 내 마음을 지탱해주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내 마음도 단단하게 잡아주면 좋겠다. 반면 <화장실 똑똑>, <여름 판다>의 언어유희에 웃음이 빵 터지게도 한다.

3부 살구는 졸지 않고는 아이와 가족을 사랑하는 작가의 속마음을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통해 전한다.
<홍어 튀김>을 읖조리며 나의 오감을 즐겁게 하며 싱긋 입술이 춤을 춘다. <제주살이 간 할머니께>는 이메일과 문자로 소통하는 이 시대에 할머니에게 편지를 쓰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답장을 기다리는 손주의 얼굴이 그려지며, 할머니가 편지를 받으면 얼마나 좋아하실지 해맑게
웃으실 할머니의 얼굴이 눈에 아른거린다.
[ 우린 곧 만날 테니까요.
우편 함 속 나를 빨리 꺼내 읽으세요, 할머니 ]
이 부분이 정겹게 느껴진다. 우표처럼 납작 누울 거라는 표현도 참 맘에 든다. 우리 할머니도 손녀의 편지를 받으면 좋아하시겠지....

4부 같이 놀자고 저녁이 오잖아에 수록된 동시들은 따뜻하다. <와요=눈>의 동시는 눈 내리는 겨울을 연상하게 하며 독자로 하여금 설레게 한다. 삽화와 시가 잘 어우러지고 눈사람 씨앗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참신하면서도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눈이 내리면> 에서 ‘아빠를 꺼내요~~’라는 부분과 ‘온통 하얗게 깜빡거려요’라는 시적 표현이 참 절묘하게 공감된다.

시인의 동시들을 읽으며 유년시절의 나로 돌아가보기도 하고, 추억속의 할머니를 만나기도 하며 오랜만에 동심의 세계로 들어가보는 시간이 되었다.

시인의 눈으로 만나는 이 동시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시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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