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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의 달콤한 소망 ㅣ 초록달팽이 동시집 11
김경구 지음, 박인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7월
평점 :
「주사위의 달콤한 소망」 이라는 제목만 봤을 땐 왜 소망이라는 단어를 썼을까 궁금했는데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반짝반짝 이룰 수 있는 꿈’ 이라는 시인의 말을 읽고 보니 방향과 순서에 따라 주사위의 숫자가 달라지는 것처럼 긴장과 함께 공존하는 순간의 설렘을 주사위와 달달한 솜사탕을 연상시키는 핑크빛으로 표현한 작가의 의도를 조금은 알것 같다. <주사위의 달콤한 소망>은 뒷부분에 수록된 음원과 함께 감상하면 더욱 동심의 세계로 빠져든다.
이 동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동시 한편 한편 책장을 넘겨 읽다보니 웃음이 절로 난다. 각 챕터마다 작가의 색깔과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느낄 수 있다.
제1부에서는 특히 <부부싸움 한 날>을 따라가다보면 입꼬리가 올라간다. 제 2부에서는 <주사위의 달콤한 소망>, <귀신들이 좋아하는 우리 집>, <맛없는 피자>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로 의인화한 부분도 재미있었고 인상적이었다.
제3부에서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虎死留皮人死留名)는 고사성어를 패러디한 듯 보이는 <눈물 묻은 가방>은 반전이 담긴 익살스러운 유머와 재치가 돋보인다.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싶다’는 악어의 독백에 마음이 불편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동시에 우리의 무뎌진 경각심을 일깨우게 한다.
”아이고, 예뻐라.“ 는 영유아 수업을 할 때 감탄사처럼 많이 하는 말인데 <아기는 꽃> 시를 보면 보들보들 부드러운 아기 손과 꼬물꼬물 아기 발이 떠오르고 아기 손과 발의 감촉이 느껴지는 듯 하다. 마치 아기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이미지가 그려진다.
제4부에서는 풀을 사다리 이미지로 표현한 <초록 사다리> 도 맘에 들었고 개미들이 어두울까 봐 노란 불을 밝혔다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위트와 재미가 살아있는 <엄마 , 듣고 있는 거야?>, <똥 벌>, <봄눈>, <염소 수염>,<맛없는 피자>, <젖소를 처음 본 개미>등의 동시는 아이의 시선으로 동심을 잘 살려 감정과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해서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초등 아이들과 함께 패러디 동시 수업을 해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