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리릭 쿠우웅
설화창작소 예성글패 지음, 김지원 그림 / 초록달팽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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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창작소 예성글패는 충주의 옛지명인 ‘예성’에 글을 쓰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충주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찾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들이 모여서 7가지 설화에 상상력을 더해 재미있게 충주의 숨어있던 옛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부채고개는 충주에 금릉동 응골쪽에서 연수동으로 가는 고개에 있다는데 아버지를 따라 장에 나선 아이는 신이 나서 뛰놀다 부채꽃을 꺾어 아버지의 지게를 꾸몄는데 때마침 아기 범을 잃은 범이 아이를 발견하고는 아버지가 잠든 사이 아이를 제 새끼 인 양 물고 가버리는데••• 부채꽃이 많이 피어서 부채고개라는데 찾아보니 범부채꽃은 잃어버린 사랑, 정성어린 사랑이라는 꽃말이 있는데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픈 마음이 담겨있는 가슴아픈 전설이다.

용이 사는 마을은 충주 용산동에서 전해져오는 용산과 용정에 살았다는 용신 이야기다. 사천개 동쪽 마을에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소년이 날마다 용산에 올라 용정을 깨끗이 청소하고 기도를 하는데 어느날 하나뿐인 아버지가 전쟁터에 나가 돌아오지 않자, 용신에게 소원을 빌며 기도하고 아버지가 그리워 풀피리를 부는데 그 소리가 너무 구슬퍼서 용정에 잠들었던 용신이 깨어나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옛이야기이다. 용이 사는 마을이라 옛지명에 보면 우리 선인들이 용을 평화를 가져다주는 신으로 섬기며 제사를 드리고 기원을 했다는데 문득 용의 지명이 들어간 마을 이름들이 생각났다. 용진, 용봉, 용순 그중에 우리 마을은 용의 입술을 닮았다고 용순이라 불렸다. 임금님을 상징하는 용, 임금님의 옷 용포부터 수호신처럼 여기던 선조들은 용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민족임에 틀림 없다. 이 설화를 읽다보니 <열두 띠 이야기>에 나오는 십이지신 중에 가뭄에 비를 내려주고 어려운 상황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주는 용을 표현한 그림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쇳돌에 관한 설화인 연이와 쇠부리는 은혜갚은 두꺼비처럼
위기의 순간에 나타나 대장장이의 딸에게 은혜를 갚고 주인의 대장간을 살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다.
‘쇠부리야! 다시 만날 수 있겠지, 그렇지?’
“그럼요, 죽지 않는 쇠부리이니까요!”
쇠뿌리가 마지막 말을 남기고 연이 곁을 떠나는 장면에서 감동이
몰려온다.

“무궁! 하늘과 땅이 영원하듯 이 제방도 오래오래 지켜질 것이오.”
도깨비를 부려 하룻밤만에 제방을 쌓았다는 김생 스님의 이야기에 나오는 그 제방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검둥개 이야기는 익히 잘 알고 있던 전라도 임실군 오수면에서 유래된 ’오수의 개‘ 민담과 비슷한 서사를 가지고 있어서 신기했다. 시간이 지나 검둥개의 비석도 무덤도 사라졌지만 엄정면 원곡 쪽으로 가면 삼층 석탑이 있고 그 마을을 등지고 가래산이 있는 곳을 ‘개비 거리’라고 한다는데 그곳이 궁금해졌다.

7편의 설화를 읽는 동안 몰입해서 빠져 들었고 몰랐던 충주의 옛이야기를 알수 있어서 좋았다. 충주에 전해내려오는 설화중 김생 일화가 삼국사기 수록되어있고, 잘 알고 있는 자린고비 이야기도 충주의 옛이야기라니 놀라웠다.

예성글패 모임에서 앞으로도 충주에서 전승되는 더 많은 옛이야기를
찾아내서 아이들에게 전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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