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내게 감상은 뭔가 부담스러운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어디에 포인트를 둬야 하는지부터가 난관이다. 이에 선택한 도서인데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법칙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다. 더불어 예술을 실험적이고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며 예술을 심리학적 분석 대상으로 삼는 '예술 심리학'이라는 생소한 분야도 함께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인간의 심리를 파헤치는 심리학은 흥미롭지만 매우 복잡하다.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일어나는 심리학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예술 작품을 볼 때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다양한 실험 사례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인공지능이 만연한 현대에서 '존재의 문제'와 '권태의 문제'가 더욱 분명해짐을 예견하며 이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그림 감상을 제시한다. 예술에 대해 조예가 깊지 않은 일반인에게는 감상이란 단어가 조심스럽다.
저자는 감상이 좋은 본질적인 이유로 감각적 즐거움과 인지적 탐색과 통찰, 감정적 정화와 재충전 그리고 긍정적 산만함을 꼽는다. 하나하나 다 가슴에 와닿았는데 꼭 미술관에 갈 필요 없이 일상에서 이를 잘 활용하면 유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심리학에서 주류가 된 실험 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19세기 독일의 구스타프 페히너는 최초로 예술에 실험적으로 접근한 인물로 예술적 평가를 엄격한 방법을 사용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믿었다고 한다. 페히너의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실험과 결과는 객관적 사실에 다가갈 수 있었지만 한계적이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예술 경험에 대한 객관적 접근은 감상자에게 끼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 보였다.
'작품 중심 감상'과 '미술사적 감상'의 감상 전략과 '팝아트'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는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캔> 작품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다. 감상자의 지식이 작품 감상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내용도 좋았다.
- 정보량과 감상자 의도 사이의 관계를 구상화와 추상화의 관계로도 볼 수 있다. P 77
현재 우리 집 벽면에는 액자라곤 하나도 걸려있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몬드리안 작품을 걸어 놓으면 평소에도 정리 정돈을 잘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고 그가 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다.
일반인 입장에서 이 책은 예술 작품을 보는 시각을 다채로우면서도 전문적으로 알려줄 뿐만 아니라 사조 흐름까지 살펴볼 수 있어 유익했다. 이때까지 읽은 미술 관련 서적 중에서 단연 추천하고 싶은 도서이다. 강추!
문화충전200 카페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