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파베르의 인터뷰 - 직장폐쇄와 용역 폭력사태에 맞선 안산 SJM 노동자들의 59일간 이야기 제철소 옆 아고라 1
이양구 지음 / 제철소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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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의 새벽’

https://www.youtube.com/watch?v=hcxie347_yI




더욱이 그날의 아픔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 대상의 개인사와 가족 이야기를 다룬다. 노조파괴 그 자체보다 무서운 것은 그 사람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파괴하는 것이라는 것을. 인간관계를 망치는 것이라는 것을


SJM 이라는 회사가 있다. 안산에 위치한 이 자동차 부품회사는 꾸준히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있었다. 겉으로 볼때는 모든게 좋아보였다. 회사의 사장이 자기 아들에게 회사를 승계하는 과정에서 노조를 없애고 싶었던것을 제외한다면.

2012년 7월27일 SJM 회사는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서 용역 깡패를 고용했다. 서울역에 집합한 용역 깡패는 회사 앞에 진을 쳤다. 노조원들은 덩치도 크고 무기를 든 용역깡패를 보니 겁이 났다. 분명 도망가고 싶었던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함께 일한 여직원이 용기내서 큰 목소리를 냈다. ‘우리가 일한 회사에서 왜 우리가 나가야하나요!’  사람들은 용기를 냈고, 모두 합심해서 자리를 지켰다. 그들은 깡패들이 자신들에게 해를 가할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노조들은 불법 행동을 하지 않았고, 경찰도 근처에 위치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역깡패는 늦은 새벽 노조를 공격했다. 바리케이트를 넘어서 쇠파이프로 노조원을 때리고 쇳덩이를 얼굴에 던졌다. 여기저기 비명소리가 들리고, 피가 난무했다.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졌다. 하지만 경찰은 움직이지 않았다. 공권력은 국민의 편이 아니었다.


SJM 노조들은 2층에서 용역깡패들을 피해 숨었다. 이 과정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 노조원들은 용역깡패에 폭력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아무런 폭력이 없었을 수는 없지만 언론에서 노조원을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노동자’ 라는 프레임을 씌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창조컨설팅 (노조해체 전문집단)은 일반적인 정석대로 노조원들을 공격하고 그들의 폭력을 기다렸지만 그들의 방식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인터넷에 ‘야만의 새벽’ 이라는 동영상이 확산되며 회사를 비난하고,  노조를 응원하는 여론이 생겨났다.  만일 폭력으로 대응했다면 불보듯 뻔한 결과를 피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뒤, 파업은 끝나고 노동자들은 복직됐다. 회사와 투장했던, 또는 회사의 편에서 일을 했던 사람들이 다시 같은 장소에 일을 모여 일을 한다. 회사는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 겉으로는 조용하다. 기계음만 들릴 뿐이다. 하지만 노조 파괴를 시도했던 악마들과, 그것을 용인했던 악마들로 인하여 생긴 노동자들의 가슴속 상처는 아직 다 낫지 않았다.


호모파베르 인터뷰는 SJM 노조원의 인터뷰를 엮은 책이다. 인간을 도구로 바라보는 회사, 더 나아가 기득권자들에게 인간은 도구가 아니라 심장을 가진 사람이란걸 말한다. 책은 인터뷰를 통해 7.27 사건을 떠올린다. 용역의 잔혹함과 노조원들이 겪었을 두려움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 저자는 7.27 사건 뿐만 아니라 개인의 인터뷰를 통해 어떤 사람인지, 가족은 어땠는지, 어린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또한 다룬다. 이를 통해 그들도 하나의 인간임을. 가족이 있고, 생각이 있고, 감정이 있는 인간임을 말한다.


사적인 얘기를 더 많이 싣고 싶었다. 폭력이 파괴하는 것은 단지 노동조합이나 노동자가 아니라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몸이고, 마음이고, 가족이며 인간관계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짜이 밀레가 

내 입장이라면,, 몇가지 질문 던지기


나는 폭력 앞에서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까? 실제로 내 앞에서 쇠파이프가 날아들고 몸이 다치고 사람들이 쓰러진다면…  손톱에 작은 가시가 박혀도 아파하는게 사람인데, 쇠파이프 앞에서 어떻게 용기이쎄 싸울 수 있었을까?


회사의 편에서 일한 사람들을 비난 할 수 있을까? 사무직에 근무하면서 당장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 회사의 편에서 일했다고 해서 비난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그들을 다시 받아드릴 수 있을까? 다시 웃고 예전처럼 지낼 수 있을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을까?


개인으로써 내가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 가슴아파하고 다른 책을 읽고 잊어버릴 것인가? 어떻게 행동에 옮겨야 하는가?


여러가지 질문에 스스로 답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무겁다. 당장 세상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 지라도. 타인에 대해 공감하는 자세는 가질 수 있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행동하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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