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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 대한민국 네티즌이 열광한 KBS 화제의 칼럼!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한때 세기의 마술사로 불렸던 '해리 후디니'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1874년 헝기리에서 유대교 랍비의 아들로 태어났고, 후에 미국으로 건너가 마술로 유명세를 얻는다. 그의 마술과 죽은 사람을 불러내는 심령술에 대중은 열광했고, 이로인해 억만장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하지만 심령술이 진짜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의 마술과 심령술이 속임수라고 대중에게 폭로한다. 그는 자신의 마술이 눈속임을 뿐이라고 사람들에게 폭로했다. 사람들은 어리둥절해하며 그를 믿지 않았고 다른 심령술사들은 그를 맹렬히 비난했다. 후디니는 순식간에 위대한 심령술사에서 거짓말쟁이가 되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비난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심령술이 거짓임을 밝히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그리고 그가 죽은 후 수십년이 흐른뒤에 사람들은 심령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는 오로지 진실만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삶을 바쳤다.
이제 우리 경제를 생각해보자.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정부에서, 정치권에서, 대기업에서, 언론은 약속이나 한듯 한결같은 주장을 한다. ‘대한민국은 위험하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을 위해서 투자하자.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대기업의 낙수효과가 우리 나라를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게 할 것이다. 돈이 없다면 저금리로 대출을 해줄테니 이 또한 걱정하지 말자. 뭐라고? 이 와중에 복지를 얘기하는건가? 당신 빨갱이인가? 청년들이여 꿈을 가져라. 그리고 최선을 다해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걱정마라.” 정말 듣기 싫은 이야기들의 집합소라고 해도 과연이 아니다. 과연 이 말들이 진실일까? 어쩌면 이들은 심령술이 진실이라고 말하는, 즉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대중을 속이는 가짜 심령술사들이 아닐까? 지금이야말로 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시간이다.
경제, 기업, 세금, 빈부격차, 인구, 복지, 청년, 빚, 부동산 은 우리의 삶에 직결되는 부분으로 그 중요성은 절대 간과될 수 없다. 그래서인지 기득권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제도를 만들고, 대중들에게 왜곡된 프레임을 형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정보제공을 가장한 세뇌 속에서 대중들은 사고의 힘을 잃어버린다. 저자는 두 가지 심정으로 이 책을 썼을 것이다. 하나는 후디니의 심정으로 진실을 대중에게 말하고 싶었고, 또 다른 이유는 장기 경제 불황이라는 시간을 마주했을때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벨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짜이밀레가
'헬조선' 이라는 단어는 2015년 최대의 화두다. 사람들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희망없는 대한민국을 지옥과 같다고 묘사한다. 대한민국이라면 부끄러움과 분노가 생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예전에는 애국심과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특히 청년들은 계속되는 비정규직, 최저임금 등의 생계적 문제로 인해 '삶의 안정'은 사치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이렇게 상처입은 사람들이 많아지는 대한민국 국민을 껴안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치권이나 기업, 언론은 이 상황을 직시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잘못된 생각이라고 그들을 위로한다. 그 말투만 위로일 뿐이지 실상은 매도와 세뇌에 불과하다. "당신이 지금 힘들지만 노력하면 다 될 수 있다. 청년들은 꿈이 있어 행복하지 않는가. 우리는 전쟁에서 배를 곪은 시대를 겪었다. 당신들은 행복한지 알아야한다." 대체 무슨 생각을 이런 말을 지껄이는 것일까 궁금하다. 사회 양극화는 심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정신적으로 고통받을 것이 분명함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모르는척 하고 싶은것인지 이해 할 수 없다.
대다수의 언론은 대기업의 관점에서 기업하기 쉬운 나라를 만들자고, 낙수효과로 국민 모두가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노조는 나쁜것이라고 말하고, 규제철폐라는 단어로 대한민국 모든 사업에 대기업이 진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복지는 사치라고 말하고 세금을 더 내서 대기업을 도와주자고까지 말한다. 게다가 더 끔찍한 것은 이런 것에 대한 검증과 죄책감없이 대중에게 끊임없이 뉴스를 전달한다. (물론 비판적 시선으로 대중에게 말하는 뉴스가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대담한 경제는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것들에 대해 다룬다. 그의 글을 읽으면 주체적 사고의 역량이 높아지고, 어려울것만 같은 주제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무책임한 정책에 분개하고되고, 주체적으로 세상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다짐하게 된다. 책을 읽고나니 저자가 서문에서 후디디 이야기로 시작한 이유를 진정 이해할 수 있다.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 대중은 진실을 알아야할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