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거짓말 말의 거짓말
남재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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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물고기는 오직 한쪽 눈으로 모든 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한쪽눈을 가진 그들에게 다른 쪽 관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양쪽 눈을 모두 가진 사람들이 외눈박이처럼 오직 한가지 관점으로만 세상을 해석한다는데 현재의 문제가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시대의 지배가치를 맹목적으로 찬양하고 더이상 다른 관점의 사고에 관심을 보이지 이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자본주의 지배가치의 만연으로 인해 자본가가 아닌 일반 시민조차 자본가처럼 세상을 물질적으로만 바라보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삶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휩쓸려 가고 있다. 


저자는 ‘유혹의 언어’ 의 개념을 소개하며, 이 현상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한다. 유혹의 언어란 오직 물질적 성취와 소비만이 기쁨을 줄 것이라고 유혹하는 '말의 거짓말'을 의미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유혹의 언어' 그 자체에 국한되지 않고, 유혹의 쾌락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2차적으로 생산해내는 말의 거짓말이 상황을 급속도로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유혹의 언어가 만들어낸 말의 거짓말과 그것을 믿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확산시키는 사람의 거짓말이 상황의 문제점이고, 우리는 균형적 사고를 지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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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에 언어는 감연된에존재는 물질적 성취와 소비를 통해서만 자신의 정체성을 상상할 줄 안다. 그래서 더 많이 공부학고,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성취해서, 더 많이 누리는 삶의 방식밖에 모른다. 그는 무엇을 사앙하든 언제나 물질적 성취를 전제한다. 자기를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 돈으로 귀결되는 삶의 방식을 보편적인 삶의 방식으로 오인하기에 타인의 삶도 자신과 같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타인과 마주할때도 거기서 자신의 욕망밖에 보지 못한다. 


유혹하는 언어의 기만에 맞서 함께 반유혹의 삶을 모색해보자는 거다. 책 제목을 '사람의 거짓말 말의 거짓말'로 붙인 것도 그런 취지다. 1%의 지배 체계가 설정한 유혹의 정치를 '말을 거짓말'로, 유혹된 개인들의 위선과 기만을 '사람의 거짓말'로 명명해봤다. 지금 우리 사회는 말의 거짓말과 사람의 거짓말이 서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그 기만과 위선의 가면을 벗고 남루한 민낯으로 서로를 마주하는 것이 반유혹의 삶을 실현하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조그만 보탬이 되길 희망하면서, 혼자서 마음으로만 다른 삶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말을 건네는 마음으로 책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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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혹하는 언어가 나쁘다는 것을 알지만, 그 달콤한 쾌락에 빠져 동의의 형태로 기만당해 살아간다. 마치 연인이 꽃뱀이라는 것을 알며서도,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성적 쾌락을 갈망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남자처럼 말이다. 이 상황을 변화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 그녀가 나쁜 사람이라고 계속해서 말하는 것이 해결책일까? 아니다. 이미 '동의의 형태로 기만'당한 사람들에게는 모든 조언이 잔소리로 들릴 뿐이다. 우리가 해야할 것은 다른 착한 연인, 즉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대체 가능한 건강한 가치들과 그것의 본질을 알려 유혹하는 말에 익숙해진 사람들을 자본가, 권력가, 사회의 높은 사람들의 속셈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다른 제안을 제시하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타인의 가치가 본인의 가치 처럼 소중하다는 관용의 태도다, 관용의 태도로 부터 형성된 공감은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한쪽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대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봐야한다. 내가 가진 유일한 가치로 모든 것을 대할때 그곳에는 이해와 공감은 없고, 오로지 대립과 갈등만이 있을 뿐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이 바탕이 된 온전한 사고는 건전한 사회로 발전하는 첫걸음이다. 


머리말에 언급한것처럼 일부는 사회의 흐름을 대변한 이슈들도 있고, 일부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본질적인 가치를 고민하게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경시했던, 당연시 여겼던 세뇌가치들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시작한다. 아무런 비판적 사고 없이 가치에 순응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의 경종을 울릴다.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하고, 실천해야 하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이 책과 함께 더해지길 기원한다. 내 삶과 사고에 더욱 진중하고 진실되어야함을 다짐한다. 독서의 필요성은 바로 이것이고, '실천'은 가치의 빛을 더한다. 실천없는 사고는 공허할 뿐이다. 



짜이 밀레가 

왼눈박이 물고기 벗어나기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을 적어보고, 그것을 비교해보자. 나의 욕망, 혹은 증오는 순전히 나의 것일까? 다른 외눈박이들의 행동에 아무 생각없이 순응하며 살고 있는것은 아닐까? 짧은 시작은 물건일 것이고, 크게는 나의 미래에 대해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생각해보자. 솔직히 벌써 수년째 고민하고 있는 문제인데 여전히 미래는 어둡다. 하지만 한걸음 한걸음 다가갈 수록 아주 작은 빛이라도 보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획일된 가치에 대해 의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자신의 정치, 경제, 사회적 성향과 가치관과는 별개로 자신이 주장하는 가치가 과연 옳은지 본질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이 책은 비단 기존의 관점을 바꾸지 말자는 '보수'를 비판하는 책이 아니다. 자신의 의견도 명확하지 않으면서 보수와 반하는 의견을 주장하는 진보가 있다면 그것도 편향된 시각일 수 밖에 없다. 


삶의 성취는 자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1%의 유혹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가치를 주장할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유혹하는 말에 속아 모두가 같은 물질만능주의를 탐한다면, 돈으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제품과 명예, 심지어 사랑까지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1%의 지배체계를 더욱 굳건히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유혹하는 말을 잠깐 멈추고 본인의 욕망을 들어다봐야 한다. 철학자 라캉이 얘기한 것처럼 이 욕망이 진정 나의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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