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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꾼 ㅣ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7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재필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월
평점 :
해외에서 살고 있는 러시아 청년(화자,알렉세이 이바노비비치)는 룰레텐부르크에서 러시아 과외를 하며 살아간다. 그는 퇴역 장군의 의녀인 뽈리냐를 사랑하지만, 그녀에 대한 사랑은 무참히 거절당한다. 퇴역 장군은 러시아에 있는 할머니가 죽은후 유산만을 기다리지만, 할머니는 예상과 달리 정정한 모습으로 그들 앞에 등장하고, 룰렛 게임에서 많은 돈을 잃고 러시아로 돌아간다. 뽈리냐와 퇴역장군의 빚을 갚기위해 알렉세이는 룰렛에서 돈을 벌지만, 그녀가 자신을 거부하자 장군이 사랑하는 프랑스 여성 블랑슈와 파리로 떠난다. 결국 모든 돈을 다 탕진한 알렉세이는 룰레텐부르크로 돌아오고, 설탕제조업자 에이슬리를 통해 뽈리냐도 자신을 사랑한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최소한의 돈을 가지고 그녀를 떠나는 대신, 마지막 남은 돈은 반드시 그에게 성공을 가져다 줄것이라 생각하고 도박장으로 향한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인상깊었다. 모든 돈을 잃고, 마지막 남은 돈으로 꼭 필요한 음식을 먹는대신 잘 될것이라는 확신으로 과감히 도박장으로 향하는 모습. 역시 소설은 영감과 창의력을 주고,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더없이 좋은 존재다.
""난 그때, 몽땅 잃고 말았다. 몽땅 다,, 역에서 나와 뒤져보니 내 조끼 주머니 속에는 1굴덴만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러면 결국 이 돈으로 밥을 먹어야 하겠구먼!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1백 걸음쯤 지나왔을 때 나는 생각을 고쳐 먹고 되돌아갔다. 그 1굴덴을 망크(그때는 망크가 잘 나오고 있었다.)에 걸었다. 그런데 무언가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홀로 타향에 와서 친척들과 친구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 오늘은 뭘 좀 먹을 수 있을지 없을지 잘 모르는 판에 마지막 남은, 정말로 마지막 남은 굴덴을 걸 때 드는 그런 느낌 말이다. 나는 돈을 땄다. 그리고 20분 후에 역에서 나왔다. 내 호주머니에는 1백70굴덴이 있었다. 이것은 사실이다! 때때로 마지막 굴덴은 그런 의미를 담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만일 그때 내가 낙심한 채로 과감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내일, 내일이면 모든 것이 끝난다! ""
““지금까지 그녀는 자신이 마치 고대의 여왕이라도 되는 것처럼 나를 보아 온 것 같다. 여왕은 자신의 노예를 사람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보는 앞에서 옷을 벗어젖혔다. 그렇다. 그녀는 몇 번씩이나 나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것이다. “”
짜이 밀레가
배경
작품평론을 읽으니 저자가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 미약하게나마 알 수 있을것 같다. 당시 러시아인들이 가진 문제점들에 대한 비난과 그것을 통한 성찰을 독자에게 주고싶었을 것이다. 27일만에 소설을 완성한것은 대단하며, 그것을 미리 사전에 계획하고 있었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역시 소설은 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제목
'도스토예프스의 노름꾼' 생각해보니 나는 작가와 제목으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다. 도박장에서의 묘사와 심리, 인간 본성에 대한 고찰을 기대했지만, 이 책은 노름 그 자체보다는 등장인물간의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와 사랑에 초점이 맞춰져있으며, 도박은 그중 하나의 사건이다. 만약 원재 <룰레텐부르크:지역이름. 편집자가 제안하여 노름꾼으로 이름을 변경함 > 라고 했으면 읽어보지 않았을 것 같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나와 달리 시대상과 인간성의 묘사를 통해 여러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어쩌면 내가 영화나 드라마의 강한 자극에 노출되어 이 소설의 표현에서 생동감을 보다 덜 느꼈을지도 모른다. 나는 솔직히 이 책을 그렇게 인상깊게 읽지는 않았다. 리뷰에도 진정성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