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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이상한 놈들이 온다
세스 고딘 지음, 최지아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판매중지
▶ 대중 (大衆) - 수 많은 사람의 무리
▶ 별종 (別種) - 다른 종류
▶ 니치(Niche - 틈새시장, 유사한 기존 상품이 많지만 수요자가 요구하는 바로 그 상품이 없어서 공급이 틈새처럼 비어있는 시장)
니치마켓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는 별종들이 초니치 마켓을 형성하고 그것이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킨다. 더이상 대중을 위한 mass marketing 은 효율적이지 않다. 별종을 사로잡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 이 책은 별종이 등장한 원인과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할지를 말한다. 나는 그중에서 어떻게 별종이 등장하게 되었는지 WHY에 초점을 맞춘다.
1) 패러다임의 변화 Needs 에서 Wants 로
동물을 잡는 것을 예로 들어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보자. 생존을 위한 사냥과 취미를 위한 낚시.사냥은 전적으로 필요를 위한 행동이었다. 생존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시점에서 선택은 무의미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존 이외의 이유로 동물을 잡는 낚시를 한다. 경제적/ 자본적으로 풍족한 현대에서 필수는 선택으로 변했다. 여유 있는 사람들은 생존이 아닌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취미로 낚시를 즐긴다. 이렇듯 환경의 변화로 인해 개인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그리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개인의 영향력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2) 개인의 힘 증가 Individual Level Up
단일화된 매체 (TV, 신문 등)는 대중이 유일하게 소식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따라서, 생산자 (서비스 제공자 포함)들은 대중매체로 개개인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대신 다수에 초점을 맞췄다. 매체와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mass marketing 은 필연적인 결과였다. 하지만, 과학기술, 특히 인터넷의 보급은 마케팅 판도를 급격하게 변화시켰다. 이제 소비자들은 주체적으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며, 심지어 생산자에게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경우까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일방향 매체에서는 무시됐던 개개인은 자신의 생각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되었으며 특별한 요구까지 하는 사용자들 또한 급격히 증가하였다.
3) 비정상에서 개성으로 I am special
과거는 집단의식이, 동질감이 강했던 사회였다. 집단과 다르다는 것은 불편,불안감을 조장하며 집단과 상이한 배신자가 된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과 시민의식의 발달은 죄의식을 몰아내고, 개성과 자유를 존중하는 시대로의 변화를 촉진시켰다. 나는 특별하다! 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별종이 많아지면서, 그들은 더이상 이방인이 아니게 되었다. 오히려 같은 별종끼리 유대감을 느끼는 진정 special 한 사람이 되었다. 용기있는 별종의 등장은 다르다는 것의 기존 통념까지 무너뜨렸다.
짜이 밀레가
자, 이 책을 경제, 경영, 마케팅이 아닌 관점에서 바라보자. 내가 느끼기에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별종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고, 별종을 인정하고 바라보는 성숙한 사회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괄시당했던 별종들이 인정받는 현실은 다름을 인정하는 시민의식 성숙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어쩌면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자본주의적 논리로 그들을 '수익수단' 으로 인정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별종이 많아지는 긍정적 신호가 정말 반갑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별종의 탄생을 막으려는 존재가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 상향 평준화를 추구하며 개개인의 개성을 묵살하는 천편일률적인 교육방식, 조직에 순응해서 충성하기를 바라는 대기업들의 채용 방식, 소상인들의 생활권까지 침해하는 대기업들의 독식 등은 다수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을 경제적 및 다양한 방법으로 차별한다. 소비자로써의 별종은 인정되지만, 개인으로써 별종은 배려받지 못한다. 경제적 소비자로써만 인정받는 별종은 진정 자신이 원하는 생각이나 행동을 표출하지 못한다. 정말 슬프게도 반쪽짜리 별종으로밖에 남을 수 없다.
나는 이런 상황이 개선되길 기대한다.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그것에서 긍정의 희망을 볼 수 있는 여유를 갖춘, 별종이 많아지는 사회를 소원한다. 물론 눈치빠른 사람은 글을 보고 느꼈겠지만, 이 짧은 글은 용기가 없어 제대로 된 별종이 되지 못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 하는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당당한 별종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