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전집 2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통 받았다. 아마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뫼르소의 어머니의 죽음으로 이 소설은 시작한다. 그는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달리 그의 어머니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지 못한다. 시신을 보지도 않고 눈물도 흘리지 않았으며, 고인의 죽음에 큰 관심을 두지 않으며, 피곤하다고 쉬고싶어 한다. 심지어는 어머니의 죽음 다음날 자신의 여자를 만나 아무렇지도 않게 희극 영화를 보고, 사랑을 나눈다. 그의 행동과 언행은 솔직하지만, 일반 사람들이 이해기란 어렵다.


도대체 피고는 어머니를 매장한 것으로 해서 기소가 된 것입니까, 살인을 해서 기소가 된 것입니까?


그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권총으로 다툼이 있었던 아랍인을 죽이게 되는데, 그것에 대한 뉘우침과 사과는 커녕 햇빛으로 인한 우연의 일치였다고 말한다. 보통 사람들과 달리 지나치게 솔직한 그의 태도는 오히려 뻔뻔스럽기까지하다.  그의 재판은 살인 결과보다는 그의 어머니 장례식에서 슬픔을 표현하지 않은 그의 태도에 초점이 맞춰진다. 자신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은 그 사건에서 완벽히 배제된체 모든 것이 흘러간다. 마치 소수를 심판하는 다수의 공개처형인것처럼 그는 사형을 선고받는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있지도 않은 것을 말하는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특히 실제로 있는 것 이상을 말하는 것, 인간의 마음에 대한 것일 때는, 자신이 느끼는 것 이상을 말하는 것을

뜻한다.


나는 내 인물을 통해서, 우리들의 분수에 맞을 수 있는 단 하나의 그리스도를 그려보려고 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는 거짓말 속에 살아간다. 없는 일을 지어내는 경우도 있고, 있는 사실을 과장하기도 한다. 이런 행동은 지극히 사회적이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회적 관습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행동하는 것에 익숙해져있기에 거짓말 없이 생활하기란 거의 불가능 한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뫼르소는 일반적인 다수의 사람들과는 다르다. 그는 자신의 감정에 절대적으로 솔직하다. 어머니의 죽음도, 살인사건도 오로지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 사회, 종교 등 모든 관습과 가치관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자신의 감정만을 이야기한다. 이런 그의 행동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전혀 다른 소수의 이방인으로 비춰진다. ‘다수 속에 속한 소수’라는 의미의 이방인 단어처럼 그는 사회로부터 배척당한다. 비록 살인이라는 사건이 있었지만, 그들이 사형을 시킨 사람은 살인자가 아니라 그들과 다른 이방인이 아니었을까.




짜이 밀레가


다수 속에 속한 소수는 힘이 없는 이방인이다. 그들은 사회에서 배척당하며, 이방인중 대부분은 자신의 생각과는 다름에도 다수에 속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이방인 뫼르소는 어쩌면 누구보다도 용기있는, 자신의 생각에 진정성이 있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슬픔에 공감을 느끼지 못하는 그의 감정에는 측은함을 느끼지만, 그것을 거짓없이 말하는 그의 행동과 용기는 매우 인상적이다. 어쩌면 나도 뫼르소처럼 이방인이 되더라도 진실없는 대답을 하고 싶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거짓을 말하고 있는 현실의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압박에도 자신의 신념을 지킬 수 있는 용기있는 인간. 이방인을 위한 이방인이 될 필요는 없지만, 다수의 행동과 생각으로 인해 내 자신을 맞춰가기 보다는 자신의 감정, 생각, 행동에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방인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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