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도그마 - 강자가 말하는 약자의 본심
마이클 프렐 지음, 박수민 옮김 / 지식갤러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강자에게 엄격하고, 약자에 관대한 경험이 있는가? 같은 행동에 대해서도 강자는 비난하고, 약자는 동정하지 않았는가? 만약 당신이 이런 경향이 심하다면 언더도그마에 대해 생각해보자. 


언더도그마란  '힘이 약한 사람이 힘이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선하고 고결하며, 힘이 강한 사람은 힘이 강하다는 이유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믿는 무비판적인 생각이다. 우리는 불합리한 무비판적인 언더도그마를 경계해야 한다. 


언더도그마의 생성 원인에 대한 많은 의견이 있다. 우리는 태초부터 어미의 젖을 빨고, 사랑을 받아야만 하는 약자였기에 약자의 편에 선다는 의견이 있고, 종교적 교리, 어린 시절의 교육의 영향으로 언더도그마가 형성되었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교육은 약자를 도와야 한다고 가르쳤다. 하지만 도와줘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제대로 교육하지 않은것 같다.)  또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이기적인 감정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강자의 삶을 동경하지만, 그들처럼 강해질 수 없기에 자신의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그들을 비난하고, 자신의 관점을 바꾸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밖에도 언더도그마가 생성된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우리는 여기서 언더도그마로 인한 우리 관점의 영향과 올바른 태도에 대해 초점을 맞춰보자.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것과 무조건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은 결코 동일하지 않다. 전자는 성선설의 관점에서 인간의 도의적인 책임을 의미하는 반면, 후자는 약자는 언제나 옳다고 믿는 무비판적 사고를 의미한다. 이런 언더도그마는 대중에게 잘못된 관점으로 세상을 해석하게 만든다. 팔레스타인 과격 단체의 이스라엘 소녀를 살해한 사건을 예로 들어보자.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을 폭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 발생일 비판하고 그들의 반성을 촉구한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을 강자라고 생각하고 팔레스타인을 약자라고 생각하는 언더도그마가 형성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강자-약자로 프레임으로 이어지고, 강자인 이스라엘인은 악인이 되고 팔레스타인은 약자라는 이유로 선한 사람이 된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선,악의 언더도그마가 형성되면 사건 개개인의 진실은 보이지 않는다. 살해 사건은 약자들의 불가피한 저항이라고 미화하고 정당화하고, 이스라엘인은 마땅히 당해야 할 악인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 살인은 잊혀지고, 피해자인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여론이 생기는 것이다. 명백한 살인사건이 언더도그마로 하여금 미화되고 정당화 된다는 것은 실로 끔찍하다. 


이처럼 언더도그마는 무비판적인, 비합리적 관점을 생성한다. 언더도그마는 자연적 본성이 아닌 후천적으로 생성된 감정이다.그것은 결코 선/악의 대립, 권선징악이 아니며, 우리는 객관적 사고로 사건의 본질을 바라보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언더도그마가 국가간의 분쟁이나 강자-약자의 싸움에만 국한되지 않고, 영악한 사람들로부터 선전도구로 악용될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 정치, 기업, 언론 등 주체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이 언더도그마를 통한 선전이 가능하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우리, 대중은, 언더 도그마에 취약하다. 

 


짜이 밀레가 


나는 어릴때부터 약자를 지지했다. 운동 경기에도 약팀을 응원했고,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괴롭힌다는 생각에 대한 반발감이 심했다. 군대에서도 항상 후임들의 편에 섰다. 또한, 약자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강자가 되는 순간 더이상 그들의 편에 서지 않았다. 지금도 강자를 가능한 멀리하고,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을 선호한다. 기업, 제품, 스포츠스타, 연예인도 독보적 1위는 좋아하지 않는다. 약자는 동정하고, 강자는 배척하는 태도는 약해졌지만 아직까지 변함이 없다. 그리고 이제는 나의 언더도그마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돌이켜보면 나는 강자와 약자를 구분하여 선/악의 프레임을 만들었다. 소수가 잘못되었다는 가정 자체를 배제하고, 약자라는 이유로 그들을 지지하며 이중잣대로 사건을 판단했다. 이제는 강자와 약자를 구분하는 흑백논리에서 벗어나 전체적인 맥락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태도를 갖고자 한다. 어떤 사건이 진위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그것을 거시적인 관점과 미시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본인의 편향적인 관점이 있는지 돌아보고, 그것의 원인을 생각함으로 인해 언더도그마 ‘선전’으로부터 자유로운 주체적 사고를 해야한다. 


분명한게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의 언더도그마는 약해질 것이다. 하지만, 약자를 돕는 세상이 옳다는 나의 가치관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함께 멀리가야 한다는 기본 전제는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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