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여 안녕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13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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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주하는 슬픔 '안녕'

겨울이 끝나가려 한다. 우리는 예전처럼 별장을 빌리지는 않겠지만, 주앙 레 팡 근처에 있는 집을 한 채 빌리게 되리라.

다만 내가 침대 속에 있을 때, 자동차 소리만이 들리는 파리의 새벽녁, 나의 기억이 이따금 나를 배신한다. 다시 여름이 다가온다. 그 추억과 더불어. 안느, 안느! 나는 이 이름을 낮은 목소리로 오랫동안 어둠 속에서 되풀이한다. 그러자 무엇인가 내 마음속에 솟아나고, 나는 그것을 눈 감은 채 그 이름으로 맞이한다. 슬픔이여 안녕!


‘슬픔이여 안녕’ 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때는 더이상 슬픔은 없다는 긍정적인 의미의 소설을 예상했다. 하지만, 책에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지난 사람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슬픔을 다시 마주하는 소녀의 후회의 감정이 담겨있다.


17세 소녀가 느꼈던 그녀 아버지를 사랑을 독차지 하고 싶은 감정, 질투, 그리고 그것을 차지하기 위한 음모는 결국 안느를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자신의 행동이 안느를 죽음으로 이끌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세실. 시간은 흘렀지만 다시 여름이 찾아올때에 그녀는 슬픔을 느낀다. ‘슬픔이여 안녕’ 슬픔에 인사한다. 아마 매 여름 안느를 생각할때마다 슬픔은 그녀를 찾아올 것이다.


나른함과 달콤함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이 낯선 감정을 슬픔이라고 하는 엄청나게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러도 좋을지 나는 망설인다. 그 감정은 너무나도 자기 자신에게만 구애되는 이기적인 감정이며, 나는 그것을 매우 부끄러워하고 있다. 더구나 내게 있어 슬픔이란 언제나 고상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었으니 만큼.



짜이 밀레가

- 이 소설 (비극) 통해 우리는 무엇을 느끼는가?

- 대체 질투와 욕망이란 무엇이길래, 17살 소녀를 비열한 음모로 이끌었는가?

- 우리는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가? 또는 이해해야만 하는가?

-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휴가를 보내는 남은 사람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느낄 수 있는가?

- 하나의 비극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추억으로 남아야 하는것인가? 또는 감정의 감옥에 갇혀있어야 하는가?


문학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도 있고, 비극적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을것이다. 등장인물에 몰입하여 그들의 대화를 생활을 접하다보면 자신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깊이 있게 만들수 있지 않을까? 질투, 허영심, 이기심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왜 지금 순간에 그것을 극도로 욕망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위한 나의 행동이 진실된 것인지, 후회는 없을지 등의 많은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나를 파멸시킬 권리가 있다"

그녀의 말. 진심으로 공감한다. 나는 나를 파멸시킬 권리가 있다. 어떠한 행위가 나를 즐겁게 만든다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한 그것은 나의 권리다. 처음 접한 사강의 작품이지만, 법정에서도 주늑들지 않은 그녀의 주장은 내가 추구하는 바와 같으며 그녀의 작품을 좀 더 접해보고만 싶다.



프랑수아즈 사강

프랑스의 여류소설가이자 극작가.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 1935년 프랑스 카자르크에서 태어난 프랑수아즈 사강은 아버지가 실업가인 부유한 가정에서 성장하여 소르본대학교(지금의 파리대학교)를 중퇴하였다. 19세 때인 1954년 발표한 <슬픔이여 안녕 Bonjour Tristesse>이 전례 없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문단에 데뷔, 이로 인해 그해의 문학비평상을 받았다.


스피드광이었던 그녀는 1957년에 교통 사고를 당해 한때 신부가 임종 미사도 하고 "사강, 교통 사고로 즉사하다"라는 뉴스가 전 세계에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소생한 그녀는 3개월간의 병상 생활에서 죽음과 인생, 사랑에 대한 깊은 반성의 기회를 갖게 된다.


23세 때 20세 연상의 남성과 결혼하지만, 2년만에 헤어졌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7세에 한때 패션 모델을 한 적이 있는 젊은 미국인과 재혼하여 아들 하나를 낳았지만, 다시 이혼했다.


그러나 이후 사강은 신경 쇠약, 노이로제, 수면제 과용, 정신병원 입원, 폭음과 마약, 도박에 탐닉했다. 도박으로 결국 빚더미에 앉게 된 그녀는 '도박이야말로 일종의 정신적인 정열'이라고 하며 '돈이란 본래 있던 장소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태연히 말했다.


또한 1995년 두 번씩이나 마약복용혐의로 기소되었는데, 마약복용으로 재판을 받으면서도 "나는 나를 파멸시킬 권리가 있다"고 당당하게 주장, 파문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2002년엔 탈세범으로 기소되어,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프랑스 북부 항구도시 옹플레르에서 노년을 보내던 사강은 심장과 폐 질환으로 수년간 투병하던 중 2004년 사망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소설 <어떤 미소>(1956), <한 달 후, 일 년 후>(1957), <브람스를 좋아하세요..>(1959), <신기한 구름>(1961), <뜨거운 연애>(1966) 등이 있고, 희곡 <스웨덴의 성(城)>(1960), <바이올린은 때때로>(1961), <발란틴의 연보랏빛 드레스>(1962), 에세이 <환희와 고뇌의 순간> 등이 있다. 또 발레 각본과 샹송 가사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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