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에 대한 찬양 - 개정판
버트란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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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의미의 게으름


노동은 성스러운 것이고, 게으름은 악이라고 규정하는 가치관은 ‘게으름’ 이란 단어를 부정적인 의미로 만들었다. 더 나아가 속도주의, 성과주의는 게으름을 악(惡)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게으름이란 부르주의 계층들만 누릴 수 있는 사치라고 여기며, 일반 사람들이 게으름을 보내고 있다면 그들은 성실하지 못하다며 손가락질 하는 경향까지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긍정적인 의미의 게으름이다.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서 빈둥빈둥 TV를 보는 수동적인 게으름이 아닌, 잠시 멈춰서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는 적극적인 의미의 게으름이 필요하다.


효율성보다 필요한것은 성찰의 시간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기존 8시간이 필요한 노동의 양을 4시간이면 충분하게끔 만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줄어든 근무시간에 휴식을 취하기 보다는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왜일까? 휴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노동 성과성에 대한 찬양이 우리를 지속적으로 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당연하듯이 우리는 여유시간에 자신의 업무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일을 찾아 자신을 부단히 채찍질한다. 과연 이것이 옳은것일까?


저자 버트런드 러셀은 지금 잠시 멈추고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제안한다.


그렇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잠시 멈춰 돌아보는 사색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게으름은 사색의 시간을 갖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우리는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으며, 삶에 대한 관점을 재정비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좀 더 ’주체적인 나’ 로써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인류 역사를 윤택하게 만든 많은 철학사상, 예술작품, 공연 등은 기계적인 노동이 아닌 ‘게으름’을 통해 발전했다.이렇듯  ‘게으름’은 결코 부정적인 의미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실제로는 유용한 무용한 지식


현대 사회는 ‘실용적인 지식’ 이라는 네이밍으로 인문학적적인 사고는 ‘무용한 지식’으로 전락시켰다. 실제로 회계, 전자, 경영학, 이공계 등의 지식등은 21세기에 각광받는 반면, 인문학의 중요성은 간과되고 있다.(특히 우리나라는 이런 현상이 심각하다.)


하지만, 무용한 지식은 전혀 무용하지 않다. 오히려 삶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유용한 지식’이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그것에 대한 의미를 형성하고, 더 나아가 즐거움을 찾게 도와주는 것은 인문학이다. ‘우리의 삶은 무엇인가?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등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힘은 이렇듯 무용한 지식이라불리는 유용한 지식으로부터 나온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남아있는 지혜의 정수


버트런드 러셀의 지혜의 정수가 녹아있는 이 책에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현대인들에게도 꼭 필요한 조언이 담겨있다. 좀 더 지혜로운 삶을 살기 위한 도움을 주는 그의 책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또한 미래의 인류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게으름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교육, 건축 설계, 서양 문명 등 많은 부분은 생각의 새로운 물꼬를 터주기에 충분한 역할을 한다. 



아직까지 나의 독서 깊이는 저자의 깊은 사고를 모두 이해하기에 부족함을 느낀다. 독서중에 인지 하지 못했던 부분은 해설을 통해 이해를 높일 수 있었고, 책의 내용중 사상에 대한 부분은 이해하지 못했을 뿐만아니라 지루함으로 인해 쉽게 책장을 덮았다. (시간이 지나 준비가 되었을 때 읽어봐야지..) 하지만, 책에서 주는 핵심 메시지는 마음에 남는다.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적극적인 게으름 즉, ‘사색’이 함께하는 것이다. 엮은 이의 해설은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해설 중에서 궁금한 부분이라도 읽는것은 좋을 것이다.



게으름을 찬양한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고, 나만의 글을 작성해보는 지금 이 순간도 나만의 게으름이다.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뉴스 기사를 검색하거나, SNS를 하는 대신 조용히 그날 있었던 일들을 머리속에 그리는 명상의 시간도 하나의 게으름이다. 혹자는 이런 행동은 시간낭비며, 이 시간에 유용한 지식을 익힌다면 나의 발전이 있을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나는 자신한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고, 일기를 쓰고, 호흡을 가다듬고, 명상을 하는 나의 시간이 지금의 나를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이를 통해 인생의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고민하며, 내가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다. 즉, 게으름을 통해 나는 성장해왔으며, 또 향후 성숙해지리라는 것을 믿는다. 이제 좀 더 게을러 지려한다. 어쩜 이렇게도 제목을 잘 지었을까. ‘게으름에 대한 찬양’



“스스로를 지나친 경쟁과 비교우위의 전쟁으로 지나치게 내몰고 있지는 않니? 때로는 게으름을 부리며 사색을 하고, 유용하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지식을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적극적인 게으름에 대한 방법은 또 어떤 것들이 있을가? 나는 어떤 일들을 할 때 가장 좋은가? 교육에 대한 나의 생각은? 나의 삶의 질을 높여줄 무용한지식은 또 무엇일까?“

등 수 많은 질문들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찾으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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