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꽃 - 고은 작은 시편
고은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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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우면 끝장이다
앓는 짐승이 필사적으로
서 있는 하루

오늘도 이 세상의 그런 하루였단다 숙아"





시는 영혼의 울림이라고 말하곤 한다. 고은 시인은 일상의 한 순간을 꽃으로 표현하여 영혼을 울리는 시를 창작했다. 그의 시는 인지하지 못한채 지나가는 순간에 존재의 의미를 부여한다. 시를 통해
모든 순간은 특별하며, 순간을 사는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순간의 꽃’ 시집을 추천하고 싶다.



눈길 산짐승 발자국 따라가다가 내 발자국 돌아보았다



가던 길
고라니가
물 속의 달 가만히 바라보네


어쩌자고 이렇게 큰 하늘인가
나는 달랑 혼자인데


나는 내일의 나를 모르고 살고 있다



술 어지간히 취한 밤
번개 쳐
그런 내가 세상에 드러나버렸다

개는 가난한 제 집에 있다
무슨 대궐
무슨 부자네 기웃거리지 않는다


비 맞는 풀 춤추고
비 맞는 돌 잠잔다


지난 여름 탱크가 지나간 자리에
올가을 구절초 꽃 피어났네



함박눈이 내립니다
함박눈이 내립니다. 모두 무죄입니다


강 건너 불빛
아무도 묻지 않았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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