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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거인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짧은 이야기에 긴 여운을 남기는 동화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동화’ 라는 추천사를 가진 마지막 거인은 짧은 이야기 속에 깊이 있는 메지시를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단순히 거인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탐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책을 읽고나면 발전과 개발의 양면성, 에고(ego)의 옳고 그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참고)
오른쪽의 그림과 왼쪽의 짧은 글이 이 책의 전부다. 읽는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또한, 그림만 보아도 책의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면 그림을 다시 보게 되고, 그 디테일함과 표현의 중후함에 다시 한번 감탄한다. 책을 아직 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다.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거인들이 사는 마을’을 찾아 미얀마의 정글로 여정을 떠난 한 남자가 있다. 험난한 정글 여정속에서 그의 동료들은 원주민에게 모두 살해당하고, 어려움을 겪고 쓰러지지만 그는 결국 거인이 사는 마을을 발견하다. 그곳에서 만난 거인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고, 그들의 몸에는 자연의 모습이 문신으로 남겨져 있었다. 별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고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가는 거인들은 참으로 순수한 종족이었다. 그들의 삶은 헛된 시간이 없는 참된 삶 자체였다. 남자는 거인들과 10개월을 같이 생활하고 그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기록한다. 시간이 지난후 그는 거인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고국으로 돌아온 남자는 자신이 겪은 이야기와 거인들의 존재에 대해 책으로 출판한다. 학계의 많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그는 거인족 발견으로 인해 부와 명성을 얻는다. 그는 이제는 유명인이 되어 거인의 마을을 찾기 위해 미얀마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된다. 그곳에는 끔찍하게도 남자가 만났던 다정했던 거인의 그 커다란 머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팔 소리와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여섯 마리의 송아지가 끄는 마차가 실려다가오는 아름답고 숭고한 거인 안탈라의 머리가 보였습니다.
나는 갑자기 온갖 소란 속에서 분노와 공포와 고통에 사로잡혀 침묵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깊이를 모를 심연의 슬픔, 그 밑바닥에서 감미로운 목소리가, 아! 너무도 익숙한 그 목소리가 애절하게 말했습니다.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거인들이 실재하고 있다는 달콤한 비밀을 폭로하고 싶었던 내 어리석은 이기심이 이 불행의 원인이라는 것을 나는 마음 속 깊이 너무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써낸 책들은 포 연대보다 훨씬 더 확실하게 거인들을 살육한 것이빈다. 별을 꿈꾸던 아홉 명의 아름다운 거인과 명예욕에 눈이 멀어버린 못난 남자, 이것이 우리 이야기의 전부입니다.
에고(EGO)
이 책의 여러가지 메시지 중에서 나는 에고(EGO)를 핵심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신의 성과를 증명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다. 그것은 재물, 명예, 성욕 등 많은 욕망의 한 부분으로 표현이 되곤한다.예를 들어, 책에 등장하는 남자의 출판 행위는 학자로써의 명예를 위한 행동이며, 자신의 에고를 충족시키기 위한 행동이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린다는 학술적인 의미가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것에 대한 결과를 생각해보지 않고 자신을 위한 에고를 위한 행동이었다.
독자로써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에고를 돌아보아야 한다. 그것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에고를 위한 행동이 초래할 결과를 미리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이 있다. 다만. 자신의 에고를 위함이 아닌지 돌아보아야 하며, 그것의 미래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짧은 동화에는 지혜가 있었고, 긴 여운이 있었다. 자기 자신의 미래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는 지금 세상에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동화- 마지막 거인’ 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