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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이야기 ㅣ 역사인물도서관 5
강영준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2월
평점 :

생각하는 걸 좋아해서 오래전부터 '시'를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그저 '시'만 봤을 때보다 해설이 함께 있을 때 이해가 더 잘 되더라고요. 저에게 '시'는 늘 어려운 분야였지요.
이 책은 모던 보이라는 별명으로 친숙한 시인 백석의 삶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단순히 백석 시인의 시집만 봤으면 이토록 감명 깊지는 못했을 텐데 '시' 하나하나가 어떻게 만들어졌나 이야기로 접하니 '시'란 얼마나 숭고한 분야인지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청년 윤동주를 비롯해 시집을 구하려는 이들이 줄을 이을 정도로 당시로서 가장 세련된 형태와 모던한 방식의 시적 이미지로 당대 동료 시인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던 시인.
일제강점기의 제약과 해방 후에도 북한에서의 자유로운 작품 활동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지요. 남한에서는 월북 작가였기에 주목받지 못하다 1988년 월북 작가 해금 조치로 인해 본격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됩니다.

역사 드라마를 보면 역사를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처럼 책을 읽으며 그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에 저도 모르게 몰입하고, 단숨에 책이 읽혔습니다.
한 여인을 마음에 품었던 로맨티스트였으나 엇갈려버린 사랑의 빈자리에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고. 그러나 이번에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지요. 평범치 않았던 그의 삶에 '시'는 어떤 의미였을까요?

"모든 일은 시에서 시작됐다.
다른 것과 타협하지 않고,
다른 것에 기대지 않고.
시를 쓰는 시인은 세상과 어울리기 어렵다.
시를 쓰는 동안 납처럼 무거운 고통을 안고 사는 사람, 그가 시인이다."
고유한 게 아니라면 절대 시로 쓰지 않을 것이라는 백석 시인은 진정한 모던한 것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일제 강점기에도 모국어로 된 시 쓰기를 포기하지 않고, 영문학 전공이었음에도 오히려 거칠고 투박한 평북 지역 사투리를 즐겨 쓴 시인 백석.
역사적인 공부와 동시에 백석 시인의 시를 쉽게 배울 수 있는 <흰 바람벽이 있어> 추천드려요!
[북멘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