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학대자의 머릿속에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가해자의 초상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는 생기 넘치고 활달하며 에너지가 넘치며 대가족을 꿈꾸는 평범하고 가정적인 이웃의 모습을 하고있다. 한 사람의 여러모습을 자세히 담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인간의 형체는 흐릿하고 강간범의 형체만 또렷해진다.가해자는 스스로를 피해자라 칭하며 자신도 통제할 수 없는 욕망에 휘둘린 희생자, 어린 시절에 학대를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그는 상대가 자신을 온전히 받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전가하고 그 관계에 사랑도 배려도 있었다고도 믿는다.저자는 롤리타나 버지니아 울프의 글을 인용하며 가해자의 생각과 동기를 따라가려하지만 결국 가해자는 그러한 대답을 들려줄 능력이 없음을 마주한다. 그들은 무엇이 죄가 되는지 알 지 못하고 악의 근원도 발견할 수 없다. 선악의 기준 자체가 마비된 사람들에게 이해를 구하거나 당위를 따지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 한 일일지도 모르겠다.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은 일이 될 수 있을지 모르나 저자는 침묵을 깨고 진실을 알리기로 한다. 견디는 것이 삶이라지만 피해자는 어디까지 견뎌야 하는 것일까.📖그분은 어린양을 만들고도 그대를 만들었는가?...나를 강간한 자와 나는 같은 흙으로 빚어졌을까?우리가 동등하게 창조된 존재라면 왜 어떤이는 타인의 세계를 유린하고 어떤이는 파괴된 세계 속에서 고통받아야 할까.📖그럼에도 나는 글을 써나간다. 이게 기이한 반항처럼 보일지라도 마치 황소의 두 뿔을 잡고 겨루듯 정면으로 부딪쳐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계속 말하고 논증을 전개하여 그 황소가 진절머리를 내게 만들것이다. 황소가 무너져 내릴 때 까지, 황소가 그만하라고 애원할 때 까지, 황소가 마침내 나를 가만히 내버려둘때까지.저자는 어린시절에 성적 학대를 당한 사람에게는 해피엔드란 없으며 이따금 깊은 우물에 빠진다고 말하면서도 황소의 뿔을 잡고 맞서겠다고 다짐한다. 절망과 의지를 오가는 모습은 상처 입은 사람이 삶을 살아내는 과정 그대로를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비틀거릴 수는 있지만 결코 떨어지지 말라는 그녀의 마지막 말은 무겁고 오래 남는다.📖중요한 건 사람들이 우리를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사람들이 우리를 가지고 만들어 놓은 것을 우리 자신이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 하는 것이다. 그건 선택의문제였다. 그 바구니에서 내가 간직하고 싶은 것과 더 자유로워지기 위해 버릴것을 선택하면 되는 일이었다.📖비틀거릴 수는 있지만, 다시 한번 말하거니와, 떨어지지 말라, 떨어지지말라. 떨어지지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