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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의 본질 - 한 권으로 끝내는 명문대 합격생들의 대입 필승 공식
윤윤구 지음 / 길벗 / 2025년 12월
평점 :
한양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융합인재부 부장 교사로 재직 중인 윤윤구 선생님이 쓴 책이다. 이 책 안에는, 학부모로서, 중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내가 무얼 하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할지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는 문장들이 정말 많았다.
p.55
학생들은 놀랍게도 '내가 놀아야 할 수준'을 정해두고 그 나머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는 편입니다. (...) 학생들은 중학교 때 했던 만큼 공부를 하고 그 이상 하는 건 버거우니 '나는 안 된다'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결국 학생들이 의례형 인간이 되는 이유는 '자신이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는 공부량' 때문인 셈입니다.
p.57
"나는 나의 학습량을 믿습니다."
p.65
열심히 공부하면 우리 뇌는 처리할 정보량이 많아지는 것에 대응하려 신경망을 확장합니다.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신경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근육을 만드는 작업과 유사합니다.(...)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대체로 높은 수준의 학습량과 공부량을 항상 유지하기에 공부 신경망이 어느 정도 확장되어 있습니다. 이런 학생들은 공부를 '그냥' 합니다. '공부를 해야겠다'는 대단한 결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는 '그냥 항상' 하는 것으로 인지합니다.
하은이의 케이스를 보며 나의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나 역시 내가 잘하는 국어와 사회탐구 영역에 많은 시간을 쏟고, 부족한 수학 과목에 특별히 더 많은 시간을 쓰지는 않는 편이었다. 그때 좀더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p.69
하은이는 일정 기간 동안 국어와 영어 공부의 비중을 10%로 제한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수학만 공부하도록 했습니다.(...) 하은이는 학습에 필요한 높은 수준의 신경망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었고, 그 신경망을 '수학'에 집중시키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하은이는 수학을 못하는 학생이 아니라, 수학을 안 하는 학생이었을 뿐입니다.
p.71
우리 뇌가 신경망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자발성'입니다.
터닝 포인트는 '변화'를 전제로 합니다. (...) 변화를 '선택'한다는 말은 불편함을 선택한다는 말도 됩니다. '편안의 균형' 상태를 깨기 때문이죠.
p.136
공부는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모르는 것을 배우고 자신의 것으로 익히는 것이 공부입니다.
매일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그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걸.
p.140
부모가 불안을 느끼면 자녀는 더 큰 불안을 경험합니다. 공부는 이성적인 작용인데, 불안은 이러한 이성적 작용을 방해하고 결과적으로 성적 하락의 주요한 원인이 됩니다. 결국 우리가 부모로서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덕목은 '불안해하지 않는 것'입니다.
'선행학습'에 대한 선생님의 조언도 의미있었다.
p.149
어떤 학생에게 선행 학습이 필요할까요? 바로 '현행'을 완전하게 해내는, 즉 충분한 학습을 통해 현재 학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학생입니다. (...) 개인적인 기준은 '현재의 학습 내용을 틀리지 않는' 학생입니다.
p.152
승은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저에게 맡기고, 학원을 상당 부분 포기하고 자기주도학습 시간을 대폭 늘리기로 했습니다.(...) 학원, 인강 등을 제외한 순수 공부 시간을 하루 6시간 이상 확보했습니다.(...) 승은이의 부모님이 인지 부조화로 인한 자기합리화를 해결하지 못하고 다시 선행학습을 시킨 것입니다. 부모의 '불안'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선행학습보다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을 익히는 '습'의 시간, 자기주도학습시간이라는 걸 기억해야겠다.
이 책에서는 가족독서를 제안하기도 한다. 나 역시 가족독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는데, 너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시작해 보아야겠다. 또, '유창성 착각'(p.193) 현상으로 인한 가짜 공부의 위험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어른인 나도 미디어의 발달로 겪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유명 강사의 수업을 듣고 내가 다 아는 것 같이 착각하는 것. 이런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나 스스로에게도 아이들에게도 강조해야겠다.
나의 학창시절의 부족한 점을 은연중에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았나 이 책을 통해 돌아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을 믿어주는 것, 그리고 아이들의 '자발성'을 이끌어 주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 입시 앞에서 흔들리는 학부모님과 학생들에게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길벗출판사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