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물리학 - 거대한 우주와 물질의 기원을 탐구하고 싶을 때
해리 클리프 지음, 박병철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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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고, 생소했던 과학 분야의 책에도 관심을 갖게 됐을 무렵, 다산북스 다모임 도서로 해리 클리프의 다정한 물리학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해리 클리프는 TED에서 현대 물리학의 끝과 다음이란 강의로 270만이라는 놀라운 조회 수를 기록하였다. 그는 지금도 제네바 지하 100미터 아래에서 거대 입자 탐지기 실험을 이어 가고 있는 실험물리학자이다.

학교 다닐 때, 나에게 어려운 과목 중 하나는 과학이었다. 중학교 때는 물상, 고등학교 때는 물리. 이 책을 통해 과학에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는 생각과 함께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읽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등장하는 수많은 과학자들의 모습을 보며 감동적이었다. 나에게 주어진 스마트폰을 비롯한 편리한 과학 기술들의 이면에는 수많은 이들의 실패와 노력이 담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핵무기가 얼마나 뛰어난 과학 기술이 집약된 것인지를 알게 되었고, 그게 씁쓸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군사력 증강에 과학 기술의 발달이 함께 했다는 생각도 했다.

빅뱅이론과 정상상태우주론의 대결에서 결국 빅뱅이론이 승리한다. 나도 즐겨 봤던 시트콤 빅뱅이론이 등장하여 반갑기도 했고, 그 두 이론의 대결 과정이 무척 흥미진진했다.

 

P.209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잊고 있었지만, 1948년에 앨퍼와 허먼은 빅뱅이 정말로 일어났다면, 창조의 순간에 우주 전역을 비췄던 엄청난 빛이 지금도 남아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었다.

 

P.210

천문학자들은 빅뱅의 잔광을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라 부른다. 이것은 우주가 빅뱅에서 탄생했음을 입증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었다.

 

이 책에는 실험물리학자만이 느낄 수 있는 현장감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그것이 이 책의 큰 매력이다. , 원제 ‘HOW TO MAKE AN APPLE PIE FROM SCRATCH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사과 파이 만드는 법이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사과 파이 만드는 법을 통해 우리가 우주의 작은 부분임을 알려주는 방법이 흥미로웠다.

 

P.452

사과파이 같은 평범한 물체도 이 우주적 드라마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사과파이를 이해하는 것은 곧 우주를 이해하는 것이며, 우리가 우주의 작은 부분임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 물론 궁극의 기원은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자연은 인간을 놀라게 하는 데 거의 무한에 가까운 능력을 발휘해 왔다. 지금보다 더 먼 곳을 관측하고 더 작은 영역을 들여다보았을 때 무엇이 나타나서 우리를 놀라게 할지, 그 누가 짐작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꽤 먼 길을 걸어왔지만, 이야기는 지금도 만들어지는 중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실험물리학자가 쓴 몇 안되는 과학 교양서라고 한다. 물리학 박사인 박병철님의 번역이 있어 이 책이 보다 더 쉽게 읽혔다. 평소 물리학에 관심 있던 분들이거나 물리학의 기초를 닦고 싶은 이에게 추천한다.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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