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줄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인생, 조금 천천히 살기로 했다
김종태 외 지음 / 더로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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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중 이현경님은 내가 온라인상에서 처음 신청한 프로젝트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독서 모임의 리더셨다. 첫째 아이가 8살이 되었을 무렵, 막상 아이와 함께 읽은 책이 많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연히 검색을 하다가 만나게 된 엄아독’. 꿈별샘 이현경님과 인연이 시작되었다. 현경님께서 첫 책을 내신다고 했을 때, 정말 궁금했는데, 이렇게 책을 만나게 되니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요즘 세상은 정말 빠르다. 스마트폰이라는 신문물은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하기도, 한편으로는 더욱더 빠른 속도를 요구하게 만들었다. ‘속도를 줄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10명의 작가님의 50편의 글이 실려 있다. 슬로우 씽킹, 슬로우 리딩, 슬로우 워킹, 슬로우 러빙, 슬로우 리빙,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작가님의 색이 같은 주제 안에서 다양하게 그려지는 것도 무척 흥미로웠다. 인상적인 구절을 소개해 보고 싶다.

 

p.20

내가 행복하면 남도 행복해질 것이다. 내가 즐겁고 보람 있으면 나도 남도 즐겁고 보람 있을 것이다. 지금은 말로 하는 것보다 남에게 내 삶이 보여줘야 설득되는 시대이다. (김종태)

 

p.42

하루 중 몇 분이라도 나와 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그 시간 동안 내가 나에게 질문한다. 그러면 나의 진짜 마음이 대답한다. 어떻게 살아갔으면 좋겠는지.

(송주하)

 

p.86

아무런 기대 없이 만난 문장이 나에게 들어어면 그 문장이 특별한 것이다. 그렇기에 어떤 문장이든 자신에게 들어온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김태영)

 

p.107

공부하지 말고 책 읽기를 권했다. 아니 명령이었다. 한 달에 100. 닥치는 대로 읽게 했다. 수업 시간에도, 집에서도, 어디에서도, 읽은 책은 간단하게라도 서평을 쓰게 했다.(...) 지금도 서평 노트들을 보물처럼 간직한다. 그 중 100권을 추려 서평집을 내 주기로 했다. 아직도 못 내고 있지만. 나에게는 많은 배움의 순간이었다.(이은정)

 

p.171

집 밖을 나서면서부터 한강공원에 이르기까지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다. 책 속 활자와 모니터 화면을 바라볼 때는 정면만 보았는데, 걸을 때는 주위를 살펴본다. 저 멀리 뛰어가는 아이를 바라보니 아이의 옷자락이 바람에 날리는 게 정겨웠다. 운동화를 신고 아이를 따라 걸었다.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

내가 생각하는 방향이 아니라도 우선 걷는다. 그 방향이 아니면 어떤가. 돌아올 집이 있기에 언젠가는 출발지로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 그래, 그냥 걸어 보자. (이현경)

p.186

입학할 때는 가장 싫은 시간이었던 숲속 산책 시간이 지금은 최고로 좋아하는 시간이 된 이유를 아이와 함께 숲속을 거닐며 알게 되었다.

자연을 사랑하고,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아이로 키워주는 숲길. (김성미)

 

p.211

큰 종이 하나를 꺼내놓고 냉정하게 적었습니다. 나는 왜 사람을 만나는지, 사람을 만날 때 무엇이 두려운지, 어떻게 할 때 서운하고 힘든지,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복잡한 것까지 적었습니다. 적다보니 내가 받은 상처보다 다른 사람에게 준 상처가 더 많았습니다.(...)그런 내 모습을 받아들이고 나서야 무엇을 해야 할지가 보였습니다. (박소연)

 

p.217

직접 해보고 익숙해질 때까지 믿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사랑이란 일으켜 세워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일어날 수 있다고 믿어주는 거라고 한다. (박수미)

 

p.303

그저 완유당에 오는 사람들이 천천히 놀다 갔으면 좋겠다. 인생 내려놓지 말고, 잘 사용하자고 오늘도 나는 전한다. (정원희)

 

p.310

하라는 대로 안했지만 내 속도로 왔고 손 내밀어 주시는 분들을 따라다니니 불안하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만 같아서 불안하기만 했던 예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홍지연)

 

빨리 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나에게, 이 책은 편안한 쉼을 선물해 주었다. 10가지 색의 다양한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즐거웠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 휴식이 필요한 당신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좋은 책 나눠주신 꿈별샘 이현경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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