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포 매거진 POPOPO Magazine Issue No.06 Re-Bloom
포포포 편집부 지음 / 포포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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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LOOM'이란 6호 제목에 이끌려 만나게 된 '포포포' 매거진. 내게 잡지하면 떠오르는 게 패션지 뿐이라 한동안 보지 않았는데,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포포포'20대 때 정말 좋아했던 잡지 월간 페이퍼가 떠오를 정도로 맘에 쏙 드는 잡지였다.엄마의 잠재력을 주목하는 포포포. 이 책은 세가지 섹션으로 나눠져 있다.

 


SECTION 1. MOM, MYSELF & I

 

P.14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엄마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 대신 아프고 싶은 마음과 누군가를 위해 죽을 수 있는 마음과 밤마다 미안해지는 마음과 영원히 너의 뒷모습을 지켜보리란 예감을 선명하게 알게 되었다. 몰랐던 감정들을 알게 되면서 나는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기분이 든다.(정문정)

  

P.25

남편은 나보다 상처가 더 많았다. 친구들의 놀림,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던 시절에 대해 그렇게 열변을 토해 놓고는 아이를 낳고 싶다니.

 

"왜냐하면 그래도 세상은 아름다운 구석들이 있거든. 그걸 느끼게 해주고 싶어. 같이 나누고 싶어."

 

그렇게 다시 한번 생각의 오류를 만났다. 그리고 남편의 말을 듣자마자 아이를 낳겠다고 마음먹었다. 세상을 미워할 만한 조건을 가졌으면서도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랴면 아이들도 그런 사람으로 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강민영)

 

P.31

아보카도표면의 얇디얇은 실금이 나를 멈춰 세웠다. 나의 나약한 믿음을 위로하듯 아보카도는 그 후 며칠 새에 실금을 따라 쩍 갈라졌고, 그 사이로 하얀 희망의 싹, 아니 뿌리를 보여주었다. (...) 이 리마인더를 보며 나는 꿈꾸고 싶다.

"나도 다시 피어나리라"

(단서련)

 

P.34

남편에게 울면서 말한 적이 있다. "오빠, 나도 원 없이 마음 놓고 일하고 싶어" 말없이 내 얘기를 들어주던 남편은 이번에 미국에 따라가지 않기로 한 나의 선택을 존중해 주었다. (김묘길)

 

'생각의 오류'란 글을 보며, 나도 여전히 많은 오류를 가지고 그걸 깨부수며 살아가고 있단 생각을 했다. 아보카도를 먹으며 그 씨앗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아보카도 씨앗을 볼 때마다 그 안에 숨어 있을 ''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 우리 모두 매일 '조용하지만 치열한 전투'의 나날을 보내고 있지 않는지 묻는 김묘길님의 글도 공감이 많이 갔다.


SECTION 2. RE-BLOOM

 

P.70

저는 다독가라기보다 책이라는 물성 자체를 좋아하는 애서가에 좀 더 가까워요. 어릴 때부터 책으로 탑을 쌓고 소꿉장난하며 놀던 즐거운 기억이 있거든요. 그 때부터 책에 밑줄도 긋고 접기도 하면서 쭉 편하게 봐온 그 습관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책을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그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재영책수선)

 

P.80

사실 나는 꽃을 가지고 있었다. 목소리라는 꼬을. 누구도 가지지 못한 나만의 소중한 꽃을, 그 꽃을 피울 수 있는 꽃봉오리를, 꽃잎을, 암술을, 수술을. 나는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 그저 작고 여린 것들을 보살피는 것만 알았다. 내가 아닌 남을 보살필 줄만 알았다. 정작 중요한 것은 나를 보살피는 일이었는데.

 

책 수선가의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고, 책 속에 죽은 벌레까지 어떤 벌레인지까지 알아 본다는 이야기에 또 놀랐다. 책 그 자체를 정말 사랑하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 나를 보살피는 일도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SECTION 3. RE-DEFINE

 

'돌봄의 재정의'에 실린 문경주 할아버지와 이화묵 요양보호사님의 인터뷰가 오래도록 마음을 울렸다.

 

"손주가 귀여우니까 며느리도 귀엽고 그래요. 유치원 갔다 오면 같이 손잡고 놀이터도 가고 동네 슈퍼에 과자도 사러 가요. 주말에 종일 함께 시간을 보냈어도 집에 돌아가면 손주 얼굴이 눈에 아른거려요. 뭐하고 있으려나 궁금하고 생각나서 전화로 목소리를 들어요. 자식들은 내가 이런 정을 쌓을 시간이 없었어요."(문경주 할아버지 인터뷰 중)

 

이화묵님은 어린 여동생을 돌보는 것부터 시작해 손주들까지 돌보고,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계신다. 무척 힘들고 고된 과정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인터뷰 속 이화묵님의 이야기는 울림이 있었다. '돌봄' 노동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엄마의 휴직, 남편과 아이를 외국에 보내고 기러기 엄마가 된 이야기 등등 오늘날 일하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부터 난임을 겪는 엄마들의 이야기, 폐경이 아닌 완경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있어 세상을 보는 다양한 눈이 생겼다. 사유원에 대하서 처음 알게 되었다. 아이들과 복작복작대는 하루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너무 작은 세상에 갇혀 있지 않은가 때로는 아쉽고 불안했는데, '포포포 매거진'을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다음 '포포포'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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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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