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회사에 간 문과 여자 - 비전공자는 어떻게 엔지니어가 되었을까?
염지원 지음 / 모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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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굉장히 인상적이라 선택하게 된 'IT 회사에 간 문과 여자'. 나는 스스로 전형적인 문과 스타일이고, 이쪽에만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며 감히 다른 분야에는 도전해 볼 생각을 못했다. 하지만 이런 나와 정반대로 오히려 문과의 장점을 살려 치열한 IT 업계에서 일하는 작가 염지원님을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예상대로, 그 과정은 엄청나게 치열했다. 번아웃을 짊어진 또다른 나를 격려해주는 그녀. 본사 매니저와의 면접에서 '안 되면 말고'라는 마음으로 솔직하게 말한 그녀의 모습을 매니저는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걸 채워나갈 역량이 있는 사람'으로 봐줬다는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일단 한번 해보는 것, 쉽지 않지만 지금 나에게 정말 필요한 조언이었다. 나도 일단 한번 해보자.

 

P.59

그렇다면 그냥 일단 한번 해보는 힘은 어디에서 올까? 단연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불필요한 걱정을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해서 뭐하지?' 란 생각이 들 때, 이 구절이 떠오를 것 같다. 열심히 사는 건 근력을 기르는 것이라는 걸.

 

P.171

 

열심히 사는 건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근력을 기르는 것이다. 근육이 생기기는 하는 건가, 운동한다고 되는 건가, 소용이 있는 건가 싶다. 하지만 서핑처럼 인생의 재미를 더해주는 순간들을 맞이하려면 열심히 살아온 시간으로 다져낸 근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파도 위에 더 오래 서 있을 수 있다.

 

그녀의 번아웃을 극복하는 법도 와닿았다. 작은 계획을 세워 성취감을 맛보는 것, 작지만 꾸준히 굴러가는 '전력발전기'를 나도 만들어 보아야겠다.

 

P.199

원대한 계획은 실패한다. 그래서 정말 지쳐 있을 때도 조금만 힘을 내면 할 수 있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정량화한다. (...) 불안을 태워서 달려가다 결국은 잡아먹히는 게 아니라, 작지만 내 안에서 굴러가는 전력발전기를 만드는 것이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긴 터널을 멈추지 않고 걷게 해주는 방법이었다.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말한다. '우리가 관장할 수 있는 이 작은 영역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 잘해내고 싶다는 성실하고도 유약한 열망, 이게 쌓여서 결국은 멀리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을 나누고 싶다.'. 그 마음이 글을 읽는 내내 나에게 전달됐다. 남자들로 가득한 IT 업계에서 여성 개발자로서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에서, 잠시 멈춰서서 돌아보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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