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반양장) 창비청소년문학 107
천선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인, 천선란, 창비, 2021

‘천 개의 파랑’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작가 천선란의 신작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정말 궁금했다. 초반은 평범한 고등학생 아이들의 이야기인 듯 보이지만, 무언가 신비한 그녀의 이모 ‘지모’를 보며 호기심이 엄청나게 일어났다. 그러다 알게 된 ‘나인’ 자신의 비밀, 그녀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대학생 시절, ‘로스웰’이란 드라마에 열광했었다. 멋지고 이쁜 주인공들은 사실 외계인이었다. 인간과 다를 바 없는 그들. 다만 인간에게는 없는 초능력이 그들에게는 있었다.

소설 속 ‘나인’도 태권도 학원을 오래도록 다니고, 친구들과 투닥투닥대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이지만, 어느 날 식물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무의 목소리가 말을 걸어온다. 손가락 끝에 새싹이 돋아난다. 반려식물을 키우지는 않지만, 식물도 사람의 말을 듣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왠지 그건 정말 사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 전 실종된 ‘원우’에 관한 비밀을 파헤치는 ‘나인’을 보며 내가 그녀와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렇게 용기 있게 그 문제를 직면할 수 있었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녀의 모습을 보며 지금의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제목 ‘나인’은 주인공 ‘유나인’의 이름이기도 하고, 그녀의 출생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나인을 세상에 태어나게 한 ‘지모’가 심은 열 개의 씨앗 중 유일하게 싹을 틔운 아홉 번째 씨앗이었기 때문에 이름을 ‘나인’이라고 짓게 된다.

엄마일 자신은 없어서 ‘이모’를 택했다는 지모는 누구보다 ‘나인’을 든든하게 지켜주었음을 소설의 후반부에 드러나게 된다. 또, 친구 ‘미래’, ‘현재’는 그들과 다르다는 ‘나인’의 고백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이런 친구들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이 와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청소년기에 한 번 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 번 쯤은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그 질문에 손 내밀어주는 소설, 천선란의 ‘나인’이다.
#나인 #천선란 #창비 #소설Y #소설Y클럽 #에코스릴러 #천개의파랑

*소설 Y클럽 멤버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