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다 보면 웅진 모두의 그림책 49
김지안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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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라는 웹툰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해당 웹툰은 드라마로까지 방영되었다(설현, 임시완 분).

이번에 '박하경 여행기'의 등장을 보며 다시금 느꼈다.

우리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퀭하니 밤늦게 스마트폰을 보면서 쉬는 것 말고. 편안하게 눈감을 수 있는 그런 쉼 말이다.


하고 싶은 일을 망설임 없이 해내는 이야기 속 등장인물을 보며 우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번 동화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어른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않을까 싶다.

'달리다 보면' 이라는 책이다. (웅진주니어)

주인공은 뚜고라는 고양이다. 그는 꽉 막히는 도로 위에 올라 피곤한 출근길을 버티고 있다.

그런 뚜고에게 내비게이션에서 튀어나온 노별이라는 존재가 등장한다.

노별을 따라 뚜고는 잠을 자고, 바다를 보러 가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간다.

만화책 형식의 수채화 그림채가 따스하게 뚜고의 여행을 전달한다.

책장을 읽다보면 당신이 분홍바다에서 수영을 한 것처럼 안온해질지도 모른다(나는 그랬다).

생각해보면 뚜고가 한 일들은 그다지 대단한 일들이 아니다.

자고 먹고 여행하는 일이 언제부터 그리도 금기시되는 일들이 되었나.

하지만 어른들에게, 책임이라는 단어를 붙들어야 하는 입장인 사람들에게 욕구대로 살아가는 일은 엄청난 일로 둔갑한지 오래다.

실제로 책을 읽으며 뚜고의 여행을 응원하는 한편 '그래서 출근 안한건 어떻게 해결한다'하는 걱정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는 노별을 만나지 못할 운명인듯싶다.

아이들이 읽으면 어떤 느낌일지는 잘 모르겠다. 우선 어른에게는 지친 하루를 잠시나마 달래주는 솜사탕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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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후루룩 북멘토 그림책 12
희봄 지음, 김유경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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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색감의 바다가 독자를 반겨준다.

종이 음각 판화 질감의 그림이 정겹다. 3학년 고장의 생활 모습과 연관지을 수 있겠다.

어촌 마을의 생활 모습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이렇게 인간 중심으로 쓰인 이야기를 오랜만에 봐서 살짝 당황스러웠다.

물고기를 잡아서 어시장에서 사고 판 뒤 요리하는 과정이 적나라해서 동심파괴의 느낌이 살짝 있었다... 애들은 어쩌려나


그래도 바다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책 같다.

나 역시도 바닷내음을 맡는 느낌과 바람에 나부끼는 국수를 상상하며 평온하게 읽었다.

바다를 후루룩! 바다향 가득한 바다 국수의 맛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즐길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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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도 친구 웅진 우리그림책 11
허은미 지음, 정현지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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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림책이 필요했다. 오랜만에 그림책을 읽으며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달라도 친구'는 <우리는 모두 각자의 다름을 가지고 있다, 이 다름을 포용하며 친구가 되자>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그림책이다.

각각의 친구가 돌아가며 주인공이 되는데 서로 자신의 입장에서 친구와 나의 다른 점을 말하는 덕에 등장인물이 균일하게 비중을 차지하는 글 치고는 비교적 다이나믹하게 내용이 진행된다.

흰 바탕에 쨍한 색감의 그림도 시각적으로 즐거움과 밝은 에너지를 선사한다.


주목할 점은 등장인물들이다. 다리가 없는 아이, 조손가정, 다문화 가정 등등등.. 이들은 어른의 입장에서 보기에 헉, 할만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보통 이런 류의 글에서는 한 명 정도의 '특수한' 어린이가 양을 할당해준다는 느낌으로 나오곤 한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다수의 어린이들이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등장한다. 네가 키가 작고, 말수가 없는 것이나 내가 다리가 없다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이런 류의 그림책을 보고 자란다면 분명 나보다는 열린 시각을 가진 존재로 크지 않을까? 편견이 없으려 노력하는 어른은 알록달록 그림책을 덮으며 그렇게 희망을 가져본다. 



*본 서평은 웅진주니어로부터 무상으로 제품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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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의 지옥 들판문고 2
이은재 지음, 율라 그림 / 온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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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관심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물론 대중이라는 큰 단위의 시선집중은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기본적인 관심을 피하는 이는 흔치 않을 것이다.

관심은 곧 애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은 특히나 관심에 목이 마르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이 많으며 어느 정도의 아이돌 심리(세상이 그래도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라는)가 있기 때문이다. 본 책 '관심의 지옥'은 이런 시기의 고학년 아이들을 겨냥하여 쓴 책이다.


주인공 사랑이는 반에서 중심 인물이 되고 싶어한다. 그것도 아주 확실하게. 다른 사람이 관심을 나눠갖는 일은 없어야 한다.

새로 온 잘생긴 남자애,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회장.... 여러 가지 격변하는 상황 속에서 사랑이는 찬란하게 빛나는 중심이 되기 위해 애를 쓴다.

그 과정에서 컨닝, 표절에 이르기까지 걷잡을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사실 이래서 놀랐다. 이렇게까지 불건전한 상황이 나와도 괜찮은 건가 싶었다) 결국 사랑이는 관심의 노예가 되는 삶이 얼마나 불행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사건들이 자극적이라서 놀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맨 뒤에 가서 갑자기 모든 갈등이 해결되고 인물들이 개과천선하는 감이 있기는 하나 그 덕분에 이야기의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긴장감이 유지되었던 것 같다. 관심에 목마른 학생들이 이 글을 읽고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를 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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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해 봐! 너답게 웅진 세계그림책 214
피터 H. 레이놀즈 지음, 김지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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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움'에 대해 말하는 몇몇 그림책들을 알고 있다.

  • 나는 나의 주인(초2 교과서 수록)

  • 이게 정말 나일까

아이들은 그러한 책을 보면서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나는 뭘 좋아하지? 어떨 때 화가 나지?

자신을 아는 일은 중요하다. 현재의 어른들이 잘 다지지 못하고 온 부분이기도 하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해산물 빼고 잘 먹어요, 하며 대답하기가 부지기수다.

(싫어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이 경우 자신의 취향을 명확히 모른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2021년에 출간한 오늘의 책은 어떤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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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주니어의 책으로 원색 위주의 그림체가 눈에 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형의 그림이다. 이런 그림은 우선 12색 싸인펜에도 들어있는 색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독후 활동으로 미술과 연계하기도 용이하다. (테두리만 있는 사진 주고 '나답게' 색으로 꾸며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글에서 말하는 '나'와 관련한 특성은 공교롭게도 모두 어른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이다. (사실 아이들이 진짜로 저럴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글쓴이는 성선설을 신봉하는 듯하다. 또는 우리들 마음속에 흔적기관으로라도 남아있을 덕목들을 어린 나이에 발견시키고 싶었던 게 아닐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구절은 '혼자라도 괜찮아' 이다.

나이가 들수록 관계에 예민해질 아이들이다. 홀로 보내는 시간이 근사할 수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며 아이들이 주인공과 나는 어떤 점이 닮았고 어떤 부분에서 다른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밝고 경쾌한 그림 속 등장인물들처럼 근사한 모험을 떠났으면 좋겠다.

책을 덮고 나면 '나름대로 괜찮은 나'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리라 기대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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