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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팡세 - 지성을 찾아 떠나는 유럽 인문 오디세이
강재승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이책의 시작은 300만원이다. 통장잔고가 삶을 증명하지 않듯 여행이 존재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행은 분명 내 존재에 대한 의심과 확인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 믿는다.
저자는 여행에 대한 기행문이자 인문학을 안내하는 입문서라고도 볼수 있다. 특히 저자는 자신의 알리바이로서 정당성을 묻는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미 타인에의한 정당성에 대한 평가는 여행을 마친순간부터 필요하지 않았고 책의 서문을 달기위한 장식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을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다
책은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포르투갈에서 시작되어 튀르키예로 끝맺고 있다. 서평이라는 것이 책의 내용을 시덥잖게 늘어놓는다면 이것은 스포를 세게 던지는 것과 다름아닐터라 책을 읽고 난 소감을 중심으로 적는다.
인문오딧세이라는 부제에 맞게 저자는 각 도시와 건물에 얽힌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있다. 시간을 넘나들며 공부한 티를 내면서 말이다. 특히 정치와 경제 그리고 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내용을 풀어내다 보니 사실 초반을 넘어서면서 여행안내서로 읽기에는 참 부적합한 책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제목을 다시 보니 길위의 팡세였다. 팡세는 파스칼의 책 제목으로 인간의 불완전성과 모순성 등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저자가 고심 끝에 선택한 팡세라는 제목이 길 위에서 여러 흥망성쇄와 또 그 아픔을 볼거리로 풀어내고 있는 현실을 잘 나타내고 있지 않은가 싶다.
한가지만 예를 들면 베를린의 평화의 소녀상을 언급하면서 일제강점기의 고통과 그 고통을 외면하는 현실을 이야기 하거나 그리스의 비극적 신화를 소개하는 등의 내용들이 있다.
물론 이책이 무심코 읽기에 좋은 책은 아니다. 읽을수록 생각이 맍아지고 생각이 많아진 만큼 여행보다는 부수적인 이야기에 집중해버리게 된다. 물론 이것은 여행서적이 아니다. 인문학 오디세이이다. 하지만 장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인문학의 내용들이 그렇게 와닿지는 않는다. 방문하는 국가들의 공통적인 내용들이 조금 더 나와주면 어떨까. 말그대로 인문학에 대한 시대적, 장소적, 혹은 사상적 흐름에 장소를 맞춰서 펼쳐줬으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의 진지함이 크게 가슴에 와닿지 않는, 서문에 있던 말 그대로 자기고백에 대한 알리바이로서의 책이될지 다른 여행자들의 깊이를 더해주는 안내서가 될지는 독자들의 몫이 될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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