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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모더니즘 편 (반양장) - 미학의 눈으로 보는 아방가르드 시대의 예술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제들 마이어에 따르면, 현대 예술이라는  복잡한 숲을 이루는 그 모든 가지는 결국 네 개의 "공동의 뿌리" 에서 자라 나왔다고 한다.  '순수성의 추구, 기술적 구축, 광기의 탐닉, 근원의 탐색' 이 그것이다. 이 네 가지를 제들마이어는 현대예술의 '근원 현상' 이라고 부른다. 순수,기술, 광기, 근원. 이것이 20세기의 아방가르드(avant - garde) 운동을 추동해온 네 가지 충동의 이름이다. 

 

 이 책은 미술사에서 가장 위대한 시대 중 하나였던 20세기 초반 아방가르드 예술운동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사실 아방가르드란 이름은 들어봤지만 정확하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며  나타내는지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미술 시간에 슬쩍 흘려들은 그것이 전부였던 나였지만,  '세잔과 마티스'의 ' '야수주의' 부터, "현존하는 미술의 원형"을 해체하고 산업에 적합한 양식을 창조하기 위한 대안적 교육기관으로 설립되었다가 나치에 의해 사라진 '바우하우스'에 이르기까지를 참으로 일목요연하게 풀어나간 진중권 교수의 글은 받아들이기가 참 편안했다. 

지은이의 말에서 진중권 교수는 '작품을 작가의 '의도'로 환원시키는 데는 이른바 '의도주의의 오류(intentionalist fallacy) '의 위험' 이 따른다고 했지만  그가 택한 방식은 유효적절했다는게 나의 평가이다.  물론 미술사에 문외한인 내가 받아들이기에 벅찬 어휘들의 향연임은 틀림없지만 전체적인 문장의 흐름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가늠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예술도 사회 구조의 지배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정치적 배경, 경제적 배경의 영향을 피할 수 없기에 화가들도 그 틈바구니에서 자신을 자리매김을 위해 많은 방황과 충돌을 겪어내야만 했던 것이다. 결국 예술도 사람이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 중에 하나이다. 좌익과 우익 모두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표현주의가 그러했고  파시즘에 적극적으로 협력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파시즘에게 버림받은 미래주의가 그랬고  세계대전의 충격을 견디기 위한 예술가들의 심리적 방어기제였다고 할 수 있는 다다이즘이 그러했듯이.  

 그러나 상황이 어찌되었건 잠시 순수 예술에서 멀어지거나 또는 급진적인 진보나 보수를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화가들의 부단한 자기 성찰과  현실과의 공통분모를 찾기 위한 노력이 현재의 미술사를 만들어낸 원동력임은 분명하다. 미술사상 어쩌면 가장 치열한 분쟁과 변화를 모색했던 아방가르드 시대가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도 아름답고 현실적인 미술의 세계를 접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현 사회가 썩어가는 가운데서도 한 가지 희망적인 조짐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우리 문화의 이 마지막 국면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렉산드리아니즘에서 벗어나려는 가운데 서구의 부르조아 사회는 뭔가 전대미문의 것을 만들어냈다. 바로 아방가르드 문화다.

                                     - 클레멘트 그린버그(미국의 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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