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미술관 -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탁현규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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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왕실의 경우 사관들의 많은 사료가 남아있으나 평민, 서민, 양반, 천민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일은 기록으로는 어렵다. 오히려 이 때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은 그림 혹은 유물들이다. 아주 사소한 기록이나 사용한 물건들도 과거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되곤 한다.

신윤복과 김홍도의 풍속화는 그런 의미에서 뜻 깊다. 기녀들의 일상을 아녀자들의 삶의 장면을 탁월하게 그린 것 만으로 알았던 그의 그림을 저자는 풍성하게 해설해 준다. 상상력을 자극하며 드라마틱한 상황의 예를 제시한다. 그 근거도 과거의 시스템과 그림에서 발견한다.

“세 사람의 각기 다른 심리 상태를 완벽하게 옮긴 화가는 이런 생활에 또 얼마나 익숙했단 말인가. 따라서 신윤복 또한 한양 기방 출입을 무시로 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면서 기방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매의 눈으로 관찰하여 자신의 시대를 생생하게 증언했다. 신윤복이 드라마 연출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이나 다름없는 이유다.” P75

“신육복이 여자였을 거라는 상상의 나래가 가능했던 것은 화가가 여인들만의 공간과 감정을 기가 막히게 묘사하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P109

알 수 없는 과거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미 역사의 여백에 상상을 더해 드라마 혹은 영화로 만들고는 했다. 그 영향인지 신윤복의 아버지 신한평의 풍속화 <자모육아>속의 신육복 대신 그의 누이에게 눈이 갔다.
탁월한 심리묘사와 감정선을 그려낸 것, 특히 눈빛 시선처리에서 보이는 미묘함 등에서 보이는 정서 탓인듯 하다. 어쨌든 그 시대의 남자들이 느끼고 볼 법하지 않은 것들을 눈에 담았고 그림으로 남겼다.

왕실 행사의 그림은 색채의 고급스러운 부분에 감탄하고 세밀한 묘사에 신기했다. 작은 병정 처럼 그려진 사람들의 손위치 시선 발끝의 디테일 속에서 발견하는 그의 직급까지 해설이 없었다면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방안에서 누리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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