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아는 만큼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간다. 자신의 전공분야,관심 분야에 대한 공부를 넘어서 다른 분야를 통확 영역의 확장은 시야를 넓혀준다. 건축이라는 딱딱하고 소화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건축이란 무엇인가란 본질적인 질문으로 시작해서 여러 사례를 통해 독자들 또한 답을 찾도록 유도 한다. 국형걸 교수님은 본인이 현재 활동중인 설계사이자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그래서 마치 대학교 교양 수업의 교과서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다. 그러나 이론 중심의 지루하고 난해한 교과서가 아닌, 쉽게 풀이되어 누구라도 흥미롭게 접근 하여 건축에 대한 이념을 확장시켜 읽을 수 있다.
버려지는 일회용 산업 팔레트를 이용해서 이동식 간이 무대를 만들고, 전시 배경, 휴식 공간을 만드는 일 등은 예술 분야에 몸담고 있는 내게도 커다란 충격과 자극이었다. 이동식 무대라고 하면 늘 남자들도 버거워하는 커다랏 덧마루를 세우는 일을 생각했다. 물론 덧마루가 필요한 무대도 있다. 그러나 팔레트를 사용하는 순간, 아이디어가 확장되는 그 무언가도 있다. 게다가 폐기물이 될 팔레트를 재활용해서 지구에 도움이 된다는 가치와 손쉬운 철거 작업이라는 것까지 매력적이다.
건축, 건물을 짓고 설계하는 일에 자신을 한계두지 않았다. 그리고 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무엇이든 가능한 마법사처럼. 그런데 건축과 예술, 공학이 만나자 마법같은 공간의 변화와 지역이 되살아나는 결과를 만든다. 나는 기록된 것 이상의 결과는 아직 알지 못한다. 그러나 사례 속의 사진의 전과 후를 보고 난 후 삶속에서 지나치는 작은 조형물들, 구조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매일 오가는 산책로 곁에 세워진 공공시설의 태양열을 살펴보게 되고, 의미없이 지나쳤던 파고라 들의 간이 쉼터가 반갑게 다가왔다. 차타고 지나가며 흘려버린 고층 아파트들의 세부적인 모양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눈을 뜨고 걸어다녀도 관심이 없어 놓치던 것들이 비로소 내게 말을 건냈다.
건축학도도 전문가도 아니기에 작가의 말을 100% 이해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러나 괜찮다. 인지하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게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걸로 충분하다.
어떤 분야든 사색과 철학이 가미되어 질문을 던지기 시작할 때, 확장은 일어난다. 교과서 적인 건축을 넘어서는 초월적인 차원, 포괄적인 개념의 예술적인 건축, 혹은 공학적인 건축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