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그린
마리 베네딕트.빅토리아 크리스토퍼 머레이 지음, 김지원 옮김 / 이덴슬리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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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백인우월주의가 팽배하고 흑인을 향한 집단 폭행이 횡행하던 시대에 아프리카계 여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그녀는 그녀의 이름 벨 마리온 그리너에서 R을 빼고 그린이 되었다. 



벨 다 코스타 그린,

어두운 피부색의 역사를 위해 포르투칼 식 ‘다 코스타’라는 미들 네임을 사용했다. 

 고작 이름 한자 바꾼다고 사람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생이 바뀐 한 여인이 있다. 

JP모건 도서관의 개인 사서로 일하며 희귀 필사본, 고서적, 예술품을 콜렉트한다. 



 백인의 특권을 누리며 살았으나 자신이 잘라낸 뿌리의 상실로 인해 두려움에 떨었다. 언제고 그 뿌리는 그녀를 향해 정체를 드러내고 온 세상에 자신의 정체를 밝혀버릴 듯 했다. 

엄마는 나에게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남들 속에 섞이라고 다그쳤지만, 

조용히 숨 죽이고 살기에 그녀의 영혼은 열정적이었다. 벨은 영리했다. 타고난 매력을 이용할 줄 아는 노련함과 번뜩이는 지혜로 그녀는 점점 더 상류사회에 깊숙히 들어간다. 매일 매일 외줄타기를 하며 관심을 모으고 자신의 기술과 지식으로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남성들이 주류로 있는 분야에서 여성으로서 매력을 이용해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늘 새로운 모험을 하고 위험을 감수했다. 



나는 딱 하나를 찾는 거였다. 아무리 잠깐 이라해도, 나를 붙잡아 줄 만한 유대감

P377. 버나드와 이별 후 조너선과의 만남에서



 그녀의 깊은 내면의 결핍과 불안이 버너드를 더욱 특별하게 느끼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녀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특별하게 읽었던 책의 저자인 버너드를 만났다. 르네상스 미술의 노련한 전문가인 그에게 많은 유대감을 느끼며 그 앞에서 온전한 해방을 느꼈다. 그들은 불 같은 사랑에 빠졌다. 그들의 사랑 방식은 지금으로 봐도.. 무척 무모하고 무책임하게 다가온다. 그들의 상황과 시대적인 배경을 고려한다해도 엄연히 그들은 불륜이었다. 아무리 그의 아내 메리의 지지를 얻었다고 해도. 



입안에서 고급 스파클링 와인 맛이 쓰게 느껴지고 슬픔과 약간의 분노가 일었다. 

(중략)

내 피부가 비교적 하얗다는 사실이 왜 나한테 이런 특혜를 주었던 걸까.

P88

 그녀는 상류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했으나 유색인의 처우가 눈에 밟혔다. 서빙하는 손과 받는 손을 보았다. 사람들 속에 보이지 않는 듯 돌아다니는 유색인들의 삶 대신 그녀는 백인의 삶을 택했다. 



‘벨 다 코스타 그린’이라는 이름으로 포르투칼 할머니를 둔 백인 여성의 삶을 살았다. 성공을 위해 근본 뿌리를 부정하고 승승 장구하던 그녀는 자신을 지지하던 모건의 죽음 후 흔들리게 된다. 



 결국 그녀는 답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를 찾아간다. 



하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너는 핵심적인 정체성을 버려야 했어. 이름을 바꾸는 건 쉬운 일이야. 하지만 영혼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지. 

P385. 아빠가 벨에게

 그녀는 성공을 위해 이렇게 까지 희생해야 했는지 뒤늦게 의문을 가졌다. 거짓 위에 쌓은 성공이 공허하게 다가와 그녀는 모든 것을 밝히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네 일과 너만의 특별한 목표를 향해 전진하렴. 그리고 계속해서 위대한 업적을 이루렴. 지금은 방향을 바꿀 때가 아니야. 너는 이 나라에서 중요한 사서이자 미술 역사가, 자수성가로 가장 성공한 여성 중 한 명이고, 지금 가장 중요한 간 너 자신의 유산을 남기는 거란다. 

P392

 그녀의 아빠는 인종평등을 주장하는 사람이다. 책에서 유색인들이 결코 백인들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음을 여러 사례로(뛰어난 흑인인물) 증명했다. 그는 앞으로 유색인들에게도 백인들에게 주어지는기회가 오도록 조용히 자신만의 싸움을 하고있다. 벨은 이제라도 자신의 신분을 밝혀야 하는가에 대해 상의했다. 



그러나 그는 그녀에게 그 길을 계속 갈 것을 말한다. 후대에 언젠가는 역사 속에서 그녀의 뿌리를 밝힐 것이라 말한다. 그때는 백인들에게 유색인들의 뛰어남을 드러내는 증거로 쓰일 것이라 한다. 그녀는 결국 밝히지 않는 것을 허락받고 모건의 개인 도서관을 공공 도서관으로 돌리는 것에 힘쓴다. 



 지금은 피부색으로 흑백을 나누던 지독한 인종차별은 없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여전히 심심치 않게 들리는 차별로 인한 충돌은 커다란 이슈다. 흑과 백은 다른 모양의 편견으로 사람을 나누고 가른다. 



 내가 역사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과거의 일이지만 결코 과거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의 몸 속에 아프리카인은 피가 얼마만큼 흐르는지가 아니라 우리의 성격과 우리의 행동에 따라 규정되어야 한다고, 우리 혈통을 부끄러워해서는 안되고 흑인과 유색인들 모두 단합해서 편견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는데, 당신의 행동은 내가 대변한 모든 것들과 내가 일해온 모든 것들과 반대라고.p31

그리고 불현듯 깨달음을 얻었다. 여기 어울리기 위해서는 이런식으로 행동해야 했다. 엄마는 나에게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남들 속에 섞이라고 다그쳤지만, 이제야 엄마가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이 사람들 속에 동화되려면 나는 대담하고 용감한 행동으로 남들과 다른 면을 훤히 드러내야 했다. P90

우리의 작은 음모를 위해서, 우리는 미래를 피해 과거를 구하고 있어. 나의 재산과 자네의 뛰어난 눈과 성실한 노력을 통해 역사가 제공하는 가장 아름답고 중요한 보물들을 구출하고 보호하는 거야. 책의 진짜 역사를 기록한 예술품과 원고들 말이야. P108

모건 씨가 그립고, 그의 죽음은 내가 이전까지 제대로 인정할 수 없었던 다른 종류의 슬픔이라는 문을 열었다. 그 문 뒤에는 버너드와 내 아기가 우리 아빠와 함께 존재했다. P371

백인 여성으로 살고 있는데 내가 유색인을 위한 중대한 일에 참여할 수 있을까? 아니면 내 가짜 신분을 버리고 평등을 위한 싸움에 뛰어들어야 하나? 아빠의 세상에도, 혹은 백인 세계에도 진짜 자리는 없는 것 같아 나는 여전히 방황하고 있었다.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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