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
이윤 리 지음, 정혜윤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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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

지은이 : 이윤 리
펴낸곳 : 다산책방

"그 어떤 삶의 극한에도 살아있는 한,
우리는 살아가게 된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세계적 거장이라고 불리는
작가 이윤 리의 작품이다.

단순하고 평범한 글이 아니라,
7년 터울로 자살한 두 아들의 죽음 이후의 삶을
언어의 한계에 맞서 써 내려간 자서전과도 같은 에세이.
읽어 내려가는 순간마다, 멈칫 멈칫하게 되고
어떠한 심정으로 그 장면과 회상들을 서술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글이었다.

작가는 말한다.
심연 속에 머무르게 되고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하지만
그것이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이고,
또 그렇게 한 걸음 두 걸음 살아야 한다고.
끊임없이 아들들의 생을 회상하고 회고하며
그 상처와 얼룩을 글에다 쏟아부으며 원동력으로 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자는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정원을 가꾸고 주어진 일을 하며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모습은 감동이 되었다.

나라면 어땠을까
비록 부모가 되어보지 못한 입장이기에
심연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일을 해내는 작가의
심정을 헤아릴 길은 없지만..
어떤 상태로 오는 가족의 죽음이든지..
받아들이지 못할 것만 같은 사실을 순응한 채로,
저항의 태도를 넘어선 현실을 인정한다는 것은
나뿐만 아니라 남아있는 또 다른 소중한 자들을
지킬 수 있는 최대한의 원동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p.71.
해야 할 일, 가야 할 곳, 삶의 틀은 기억의 틀이기도 하다.

p.109
마음의 동요나 과거의 되새김질을 막아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게 중요한 것은 급진적
수용이다. 아이의 죽음은 시간과 공간을 다시 정렬한다.
만약 심연 속에서 여생을 살아야 한다면 심연이 내 서식지다.
자기의 서식지와 싸우느라 기운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p.117
내 정원은 희망이나 재생의 비유가 아니다.
꽃이 밝음과 낙관의 전령 노릇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
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

p.139
여전히 낮과 밤, 계절과 새해가 찾아왔다.
여전히 해야 할 일과 가야 할 곳이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빈센트의 부재라는 새로운 현실이 있었다.
정확히는 그 아이의 물리적 부재라고 해야 할까.
삶의 틀이 무너졌을 때 엄마가 해야 하는 일은 새로운 틀을
세우는 것이다.

p.242
내가 내 삶이라 부르는 이 심연에서 사실은 그 논리와
의미와 무게와 더불어 내가 붙잡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붙잡고 있는 것이 썩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

상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고 삶을 계속적으로
재정비하며 한 걸음이라도 더 내디디려는 모습에서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었던 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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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리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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