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쫓아오는 밤 (양장) - 제3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소설Y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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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쳐야 한다,
그놈보다 더 빨리."

창비 소설 대본집 6번째,
[폭풍이 쫓아오는 밤]
지은이 최정원

한 소녀의 뜀박질로 시작되는 이야기, 그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왜 그는 ‘뛰고’ 있고, 심지어 동생을 등에 엎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는 뛰고 또 뛰었고, 무언가가 그런 그를 쫓아오고 있었습니다. ‘무언가’. 사람인지도 동물인지도 헷갈리는, 하지만 그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은 것은 분명했습니다. 도대체 소녀를 따라오게하는 존재는 무엇이고 어떻게 생겨났는지, 소녀는 어떤 이유로 그 존재를 만나게 되었는지 궁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습니다.

소녀의 이름은 신이서, 17살 고등학생입니다. 소녀가 무언가에게 쫓기던 날은, 이서는 동생과 아빠와 함께 나들이를 가던 날이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을 갖고 이동하던 가족들은 그 날 밤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겁니다. 하루밤을 지낼 펜션에 들어가던 길에 저 멀리 어디선가 개가 짖는 듯한 소리를 들었을 뿐입니다.

이서의 가족이 들른 곳은 수련원이었는데, 그 날 그곳에 또 다른 일행도 있었습니다. 어느 교회에서 나온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이었죠. 그 일행 속에서 남수하는 고등학생 중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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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이렇게 이서와 수하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진행됩니다. 제가 이번 게시글에서 소녀의 ‘뜀박질’로 첫 문장을 시작하였는데요, 해당 시점에서의 이서는 그를 쫓아오는 무언가를 피하기 위해 뛰었지만, 뛰는 행위를 하게된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었습니다. 이서의 계기는 휘몰아치는 이야기 속에서 한 순간의 쉼표를 주는 포인트가 되니 꼭 직접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무언가’와 수하가 겪은 일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말에 마음을 담으면, 그 말대로 이루어지니까. 언제나 노력했다. 날카롭고 뾰족해진 마음은 입밖으로 내지 않고, 단단하고 튼튼한 말을 갑옷처럼 둘렀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
- 이서의 이야기 중

결론은 어찌보면 뻔합니다. 그 무언가에게 해침을 당하지 않고 살아난, 살아나게된, 그리고 살아가는 이서. 어린 나이지만 많은 상처를 꿰메가며 지내는 이서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서와 같은 일들을 겪었다면 과연 이겨내고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요? 순식간에 책장을 넘기며 빠른 호흡으로 책을 읽어 나갔지만, 그러면서도 제 자신에게 꽤 많은 질문을 남겼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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