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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가 만만해지는 이과식 독서법 - 필요한 만큼 읽고 원하는 결과를 내는 힘
가마타 히로키 지음, 정현옥 옮김 / 리더스북 / 2019년 8월
평점 :
독서의 즐거움을 깨달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 쓰인 책을 찾지 않았다. 나에게는 굳이 필요 없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웅진에서 주신 좋은 기회로 ‘책 읽기가 만만해지는 이과식 독서법’을 읽어 보았다. 책 읽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읽게 된다면, 독서에 대한 압박감을 줄여줄 수 있는 책인 건 확실했다. 책을 즐겨 읽는 사람에게도 다양한 책을 훨씬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었다. 저자도 강조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독서법이 무조건 100% 정답은 아니다.
막연히 독서에 대한 부담이 있는 사람에게는 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책이 어렵다고 본인 탓을 하지 말고, 꼭 끝까지 읽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도 재미없으면 중간에 그만두게 되는데, 책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법이 없다. 그러니 ‘의무감’에 책을 완독하려 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책을 천천히 골라보라는 뜻이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책을 항상 가까이에 두고 아주 짧게라도 책을 읽어보라고 했다. 우선 책을 펼쳐서 5분, 10분이라도 읽으면 그 뒤의 내용이 궁금해서라도 지속적으로 읽게 되니 가볍게 시작을 해보는게 중요하다. 추가적으로 책을 읽어야하는 목표가 있다면 독서가 조금이라도 수월할 것이다.
난해한 책을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부분이 나에게는 가장 도움이 되었다. 약 1년 전, ‘안나 카레니나’를 100쪽 정도까지 읽다가 덮었다. 이유는 책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서였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알고서 책을 폈는데도 영 읽히지 않아서 그만두었다. 그런데 그렇게 된 이유가 다 있던 거였다. 작가에 대한 정보나, 그 시대의 분위기 등과 같은 역사적인 내용을 조금이라도 알고 읽었더라면 지금쯤 ‘안나 카레니나’를 다 읽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의 틀, 사고 패턴, 고정 관념 등을 일컫는 ‘프레임 워크’를 이해하고 읽었더라면 조금이나마 더 재밌게 보았을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인데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지금 읽고 있는 긴 소설을 다 읽은 후에 다시 ‘안나 카레니나’를 읽어 볼 예정이다.
책을 읽고는 싶은데 고르는 과정이 너무 막연하고 무엇을 사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방법도 있다. 우선 오프라인 서점에 가보는 것이다. 독립 서점에 가도 되고, 중고 서점에 들러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책을 사게 된다면 책을 고르기 훨씬 수월할 것이다. 금전적으로 부담이 없는 도서관에 들러 아무 책이나 살펴보다 우연히 빠져드는 책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문구’처럼 책을 쓰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책에 흠집 하나 내지 않고 쓰는 편인데(심지어 대학교 시절 전공 책도 애지중지 썼다), 무언가 깨끗하게 써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음에 틀림없다. 말 그대로 아끼지 않고 쓰는 ‘문구’처럼 책을 읽으라 했다. 메모도 잔뜩 하고, 책끼리의 참조를 만들어 서로 표시해두면 찾고 싶은 내용이 있을 때 더 수월하게 찾을 수 있다. 주제별로 스크랩을 해서 둔다면 아웃풋이 확실한 독서가 되는 또 하나의 책 읽는 방법이다. 메모지, 바인딩 노트, 뜯어 쓰는 노트, 클리어 파일 등 다양한 문구를 활용하여 내용을 모아둔다면 전공 공부할 때도, 관심있는 주제를 한눈에 모아 보기에도 좋다.
구매한 책에 소유의 집착을 표현하지 말고, 다 읽었다면 중소서점에 판매하거나 읽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주는 등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다. 갖고 있어도 또 그 책을 펼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기에도 버리지 못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제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무엇보다 ‘책은 호기심을 채워주고 자신의 세계를 넓혀주는 수단이기 때문’이라는 저자가 생각하는 독서의 이유가 나의 독서의 이유와 일치했기에 이 책을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무조건적으로, 또 억지로 읽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에게 감정적으로나 지식적으로나 보충이 된다는 마음으로 읽는 게 나을듯하다. 물론 나도 책으로 인해 다양한 감정의 경험을 하고 있어서 행복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