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살짝 비켜 가겠습니다 - 세상의 기대를 가볍게 무시하고 나만의 속도로 걷기
아타소 지음, 김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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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외모 콤플렉스가 단 하나라도 없는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그 사람의 정신을 배우고 싶다. 비꼬는 게 아니라 진심이다. 하루에 단 한 번이라도 내 외모에 대한 칭찬을 해본 적도 없다. 나 자신에게 싫은 소리는 한없이 한듯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다정하려고 노력하면서 정작 나에게 다정하지 못했다. 평소에도 내가 나를 아끼지 않는다는 걸 느끼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더욱 그렇게 느꼈고, 조금은 더 나를 다정하게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지은 아타소는 여성이고, 그렇기에 여성이 받는 외모 평가와 사회적 시선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허나 성별을 구분지어 싸움을 유발하려 지은 책이 아님을 누구나 알지 않는가. 나 자신을 더 아껴줄 수 있는 길을 부담 없이 툭툭 던져준다.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며 술술 글자를 읽어 내려갔다.

그의 이야기를 다 읽은 지금, 기억에 남는 몇 곳을 골라 이야기해보려 한다.


22쪽. 콤플렉스라는 건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충족된다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은 스스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몇몇 결심의 말들로 조금씩은 콤플렉스를 이겨내고 있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내 콤플렉스를 말하면 상대방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나에게 그렇지 않다는 걸 강력하게 말해주기도 하는데, 단지 그 순간일 뿐 그 얘기들로 인해서 내 콤플레스가 없어지진 않는다. 나는 또 다시 거울을 보고 내 콤플렉스를 한번 더 평가하고, 이겨내지 못하고의 반복이다. 물론 상대방이 진심으로 얘기해주고 있는 것을 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나의 콤플렉스는 내 기준으로 판단되기에 남이 아무리 좋게 생각한들 콤플렉스는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콤플렉스에 대한 포기 혹은 집착의 반복이다. 물론 타인의 말로 콤플렉스를 이겨낸 경우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극복이 되지 않는 건 나와의 싸움이다. 물어 뜯는 싸움이 아닌, 나에게 더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게 해달라는 내면의 싸움. 꾸준히 싸워서 끝내 내 자신을 더 아껴줘야지. 물론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끝이 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162쪽. 무엇이 내 행복인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고, 분명 죽을 때까지 모를 것이다. 나는 인생에 기본적인 단계가 있음을 강요받는 분위기에서 여전히 흔들리고 있지만 끝까지 내 안에서 행복을 찾길 바란다.

나이의 흐름에 맞게 흘러가야 하는 것. 그에 대한 강요가 참 심한 듯하다.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썩 그렇지 않다고 느낀다. 나도 내가 생각하는 나의 나이 길이 있지만, 사회 통념적으로 ‘정해져 있는 길’이 사고에서 떠나버린 건 아니다. 마냥 거부할 수도 없기에 참 고민이 된다. ‘내 길은 이렇다’하고 말하고는 있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장담하지 못할 약속인 듯하다. 아직은 어린 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해져 있는 길’이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몇년이 더 지나면 개인적인 압박과 사회적인 압박에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나는 내 자신이 나약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나약하지 않은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특히 분위기라는 걸 거부하고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나는 내 길을 아직까지는 내 맘대로 만들어가고 싶다. 내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하며 지금처럼 혹은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 강요받는 분위기가 없어지만 좋겠지만 사실 기대도 하지 않으니, 내가 이겨내는 수 밖에 없다. 조금은 기대해도 되려나.


168쪽. 조심스레 소망한다. 내 취향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획일적인 취향을 강요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다양한 사람, 다양한 형태의 아름다움을 반견하는 재미를 알아가기를.

“이해보다는 인정, 틀림보다는 다름.”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이 했던 말이고 나의 주관에도 맞기에 머리 속에 항상 생각해두고 지내고 있다. 그래서 시선으로라도 남을 평가하거나 내 기준에서의 판단을 하고 있지 않다. 저 사람은 저 사람이고, 이 사람은 이 사람이고, 나는 나이고. 그게 끝이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감히 내가 누구를 판단하고 평가하고 강요할 수 있을까.

하나의 잘잘못을 가릴 때에는 그런 이야기가 오갈 수 있지만, 단지 외모나 가치관을 갖고 평가하거나 판단하는건 정말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외적인 부분으로 썩 유쾌하지 않는 이야기들이 당사자 모르게 오고 가는 걸 들어본 적이 있기에 참 안타깝다. 무슨 옷을 입었다고 눈치주고, 무슨 머리 색을 했다고 뒤에서 얘기하고.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떻게 남과 내가 똑같으랴. 저마다의 모습을 존중해줘야 한다. 이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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