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 - 소설 법정
백금남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그분은 일상이 바로 선(禪)이었다."

말과 글과 삶이 하나로 일치했던 사람. 글보다 삶의 모습이 더 아름다웠던 사람.
올해로 입적한 지 꼭 6년째 되는 법정 스님의 이야기다.
한국 최고의 불교 소설가인 백금남 작가는 법정 스님이 입적하기 5년 전부터 그의 일대기를 쓰기 시작해, 끈질긴 추적 끝에 스님의 초기작 23편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으며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 -소설 법정->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초기작들은 1963~69년 <대한 불교> 신문에 법정 스님이 직접 기고한 글들이다. 소설에 소개된 법정 스님의 초기작을 통해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이 어디에서 연유했으며, 어떻게 완성되어 갔는지, 그리고 현실에 적극 참여하여 목소리를 높이던 법정 스님은 어떤 과정을 거쳐 산승으로 거듭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으며 더불어 법정 스님이 남기고 가신 감동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더 가슴에 새길 수 있는 있을 것이다.
저자는 치밀한 자료 조사와 취재를 바탕으로 법정 스님의 생애를 왜곡이나 과정 없이 담담하게 그려냈다고 한다.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에는 법정 스님에 대해 널리 알려진 이야기뿐만 아니라 법정 스님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들도 다수 소개되어 있다. 책을 사랑한 청년 재철(법정)이 출가 후 스승인 효봉스님 몰래 숨어서 습작을 하다가 들켜서 여러 번 혼쭐이 난 일,  습작한 노트째로 아궁이에서 불태워졌던 일이 있었지만 끝내 글에 대한 열망을 꺾을 수 없었고, 마침내 <대한불교> 신문 독자투고란에 <미소>라는 시가 실리면서 시인으로 데뷔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쌍계사 탑전에서의 겨울 안거기간동안 수연스님과의 인연. 법정 스님으로 하여금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게 했던 수연 스님의 이야기가 가슴을 적셨다. 법정 스님이 생전에 가장 오래 머물렀던 불일암과 강원도 산골 오두막 시절의 이야기에서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을 일상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밤이면 참선을 하다 자고, 해가 뜨면 오두막을 손보고, 배가 고프면 국수를 삶아 먹는 단순하고 소박한 삶. 그 삶 속에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이 담겨있다.
김수환 추기경과 이해인 수녀와 주고받은 편리를 통해 종교를 초월한 우정을 보여주었으며, 백석 시인의 정인이었던 자야(김영한 보살)는 법정 스님에게 꼬박 10년을 청한 끝에 고급 요정 대원각을 시주하여 길상사를 창건하게 된다.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를 통해 저자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있으며, 워낙 초기작이라 제대로 조명 받지 못 했던 법정 스님의 시 12편, 불교설화 7편, 칼럼 4편 등을 소설 속에 실어 비로소 온전한 작품으로 빛을 보게 했다. 언제나 웃고 사는 사람이 되자는 뜻에서 '소소산인 (笑笑山人)'이란 필명으로 습작하던 고뇌하는 문학도의 모습, 승가와 세상에 죽비를 든 젊은 수행자 모습의 법정 스님을 모습을 작품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를 읽으면서 몇 번이나 울었는지 모른다.
법정 스님의 삶, 구도 과정에서의 고뇌, 검소함을 생활화하고 나눔을 실천하며 항상 올곧게 살아가며 무소유 철학을 몸소 실천하시는 모습이 내 마음속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나 보다. 

이제 갑니다.
살아 가진 것 없었으나, 가진 것 없던 그것마저 놓고 갑니다.
바람이 될 것입니다.
흙이 될 것입니다.
불이 될 것입니다.
물이 될 것입니다.
보잘것없는 저를 진리의 전당으로 이끄시어 사람 되게 하신 나의 수호신이시여, 감사하나이다.
이제 그 모든 것 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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