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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전 세계 22개국 출간
아마존 2014년 올해의 책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Everything I Never Told You
-셀레스트 응 -
"리디아는 죽었다. 하지만 아직 아무도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로 소설은 시작한다.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은 가족 구성원들 각자의 복잡한 감정이 은밀하게 표출되는 섬세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가족의 표면적인 삶 아래 감춰진 비밀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서서히 밝혀지는데 잠시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작가 본인도 홍콩에서 테어나 미국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 듯 책 속의 가족 또한 중국계 아버지(제임스)와 미국인 어머니(메릴린)를 중심으로 한 혼혈 가정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제임스는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로 불우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사회에서도 차별을 받아야 했던 자신의 콤플렉스가 자식들에게도 그대로 투영되어 상처를 남긴다.
메릴린은 가정에 헌신적인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았고 전문직을 가진 여성으로 당당하게 살고 싶었지만 대학시절 만난 제임스와 사랑에 빠지고 임신을 하게 되면서 결국 남편과 아이들만을 바라보며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자신의 꿈을 둘째 딸 리디아를 통해 이루고자 마음으로 리디아를 남다르게 키우려 노력한다.
첫째 아들은 네스는 말하지 않아도 다그치지 않아도 스스로 잘하지만 그다지 부모의 기대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고 리디아에게도 질투심을 가지지만 부모의 기대에 힘들어하는 리디아를 이해하며 숨 쉴 수 있는 방패막이 되어주기도 한다.
둘째 딸 리디아는 예쁘고 착하며 똑똑해서 부모의 모든 사랑과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항상 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라는 거짓으로 위장하며 속으로 곪아 들어가는 아픔을 지닌 아이다.
셋째 딸 한나는 항상 주눅 들어 있고 있는 듯 없는 듯 숨어지내는 조그맣고 힘없는 여린 존재지만 가족의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으며 함부로 말하지 않는 신중함을 지닌 아이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고 단란해 보이며 아이들이 공부도 잘하고 착해서 큰 고민이 없어 보이는 가족이지만, 실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가족 구성원들마다 상처가 있고 그 상처를 서로 이해하지도 보듬어 주지도 못하며 위선과 가식의 가면을 쓰고 거짓 웃음을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
부모의 아픔과 상처가 자식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부모와 같은 인생을 살지 않기를 강요하면서 상처의 골을 더욱 깊어만 간다.
혼혈 가족으로 일찍이 타인의 시선에서 다름을 느낀 아이들은 눈치가 빨랐고, 가족의 슬픔을 빨리 인식했으며 가족이 붕괴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에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숨기고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힘들다고... 그만하라고... 말했더라면 멈출 수 있었을까?
모든 것을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와서야 만 아픔을 이해하고 후회한 후에야 멈출 수 있었을까?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을 읽다 보면 리디아를 통해 우리나라 아이들의 아픔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성적 위주의 삶을 강요하는 부모들은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면 아이들을 다그치고 있다.
쉴 틈을 주지 않고 몰아붙이고 있으며 한 번이라도 '싫어요'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좋아요'로 받아들이며 더더욱 몰아붙인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부모가 생각하고 꿈꾸는 모습이 아이들도 당연히 꿈꾸는 모습이라 착각하기도 한다.
물론, 착각하지 않아도 무조건적으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책을 읽는 동안 세 남매가 안쓰럽고 불쌍한 마음이 들면서 부모가 저리도 눈치가 없을까 답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 또한 아이들에게 이런 실수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도 되었다.
부부 사이에도 말 못할 고민을 가슴에 담고 있는 건 아닌지...
우리 아이와 제일 친한 친구들은 누구인지...
학교생활은 즐겁게 잘하고 있는지...
부모에게 말 못할 고민을 가슴에 묻고 있는 건 아닌지...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은 혼혈 가족의 아픔에서 상처가 시작된다.
다름을 다름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 속에서 다름은 틀린 것이라는 차가운 인식 속에 상처받은 가족들은
리디아의 죽음을 계기로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지만 가족들의 아픔을 직시하게 되고 상처를 보듬으며 다시
사랑과 믿음으로 일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