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가며 주부란 이름으로 불리는
한 여자의 소소한 일상과 살림 이야기를 담은 <겨자씨의 감성살림>의 첫 장을 넘기며
'내 이야기네....ㅎㅎ'' 공감이 가기 시작했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일부러 청소를 합니다.
불어오는 바람 한껏 집안에 들여놓고, 투닥투닥 털어내고 쓸어냅니다.
마음이 아픈 날에는 일부러 바느질감을 잡아봅니다.
원단을 자르고, 단추와 지퍼를 고르고, 아픈 만큼만 실을 꿰어 바느질을 합니다.
누군가가 미워지는 날에는 일부러 주방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싱크대 안을 정리하고, 베이킹 소다를 풀어 냄비들을 닦아내고, 냉장고 정리도 해봅니다.
저자의 마음처럼 소소해서 다행인 그런 살림 이야기를 담은 <겨자씨의 감성살림>을 읽으며
맘 맞는 지인들과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사소한 일상을 수다 떨며
바느질을 하던 모습이 떠올라 입가에 웃음이 머금어지기도 했다.
사람 좋은 바느질 친구를 만나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손이 좀 빠른 편이라 집중해서 하기 시작하면 무엇이든 금방 끝내는 편이다.
문제는 시작을 뭇하고 있다는 거다.
손이 바쁜 일이 아닌,
마음의 워밍업...
몸의 워밍업...
피식 웃음이 나온다.
할 일이 많음을 알고 있을 때도
할 일을 산더미처럼 만들어 놓고도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해야 할 일이~ 벌려놓은 일들이~ 집안 곳곳에 많은데...
자꾸자꾸 미룬다.
아직도 마음과 몸은 워밍업중이라...ㅎㅎ
친구 같은 엄마가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니겠지만.
나는 딸아이에게 특히나 그런 엄마이고 싶다.
반짝거리는 것보다 낡은 것에 열광하고,
정성 들여 꼼꼼한 것보다 느슨한 것에 익숙하고,
온 마음을 쏟아부어서 결과에 좌지우지되는 것보다
'무심한 매력'에 거 가치를 두며,
계절이 바뀌는 때를 놓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그런 감성을 가진 여자로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딸아이를 머릿속에 그려놓고 나는 매일매일 상상한다.
친구 같은 엄마의 딸.
저자와는 나이도 비슷하고 아이들도 비슷한 또래인 것 같다.
첫째는 아들, 둘째는 딸
딸에게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은 맘까지도...
자랄수록 엄마를 닮아가는 딸을 보면 고맙고 감사하면서도
엄마의 단점은 모두 빼버리기를 바래본다.
때론 친구처럼 엄마와 감성을 교감하는 딸아이를 볼 때면 한없이 행복하다.
아들과는 또 다른 딸만이 엄마에게 줄 수 있는 큰 선물이다.
나도 딸에게 친구 같은 엄마가 되려 한다.
딸과는 다른 아들 키우기
사춘기를 보내는 아들 키우기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 게 확실하다.
저자는 헤리포터의 마법 주문을 언급했는데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나 또한 마법의 주문을 외쳐보고 싶다.
아씨오~ 착한 우리 아들!!
사춘기라는 성장통을 앓고 있는 우리 아들.
힘들 땐 잠시 쉬어도 좋아~
그리고 뒤를 돌아봐
언제나 너를 지지하는 우리가 함께 있으니까...
회사에서 지친 남편이 소파에 몸을 누일 수 있는 그런 집.
학교 체육시간에 땀을 많이 흘린 아들이 가방을 던져 놓자마자 샤워하는 소리가 들리는 그런 집.
유치원에서 오늘 배운 놀이를 하며 선생님 흉내를 내는 딸아이의 작은방이 있는 그런 집.
저녁이면 밥 짓는 고소한 냄새가 가득해지는 그런 집.
그런 집을 가진 나는 참 행복하다.
크고 근사하고 멋집 집도 부럽고 좋긴 하지만
가족을 지켜주고 모아주는 사람 사는 냄새가 폴폴 풍기는
그런 집이 나는 좋다.
바느질하고
요리하고
집 꾸미는 일이 즐거운
저자의 라이프 스토리를 담은
<겨자씨의 감성살림>은
나에게 취향저격인 책이었다.
단순히 비슷한 취미를 즐기는구나... 싶은 마음에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나와 똑닮은 듯한 또래의 맘 맞는 친구를 만난 것 같아 반갑고
하나둘씩 풀어 놓는 에피소드들이 꼭 내 얘기 같아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어쩜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