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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 죽음을 통해서 더 환한 삶에 이르는 이야기
능행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살아간다는 건 죽어간다는 말과 다르지 않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와 다르지 않다.
불교계 최초로 호스피스 전문병원을 건립하고 죽음을 배웅해온 비구니 능행 스님이
20년 동안 실제 죽음의 현장에서 온몸으로 죽음을 맞닥뜨리며 보고 듣고 느낀 삶과 죽음에 대한 에피소드와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성찰한 이야기와 문학, 철학, 영화 등의 다양한 관점으로 죽음을 조명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는 결국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떻게 죽어야 잘 죽는 것인가와 다르지 않다.
죽음을 터부시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드러내놓고 이야기해야 한다.
오직 삶만이 존재하는 우리의 의식 속에 죽음을 삶의 일부로 끌어들려 삶과 죽음이 함께 공존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죽음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을 생각할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삶의 진정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경험해보라고 말하고 있다.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건 불행한 일이 아니라 행복한 일이다. 오히려 그것을 알지 못할 때 삶은 불행해진다.
더 이상 죽음은 낯선 그 무엇이 되어선 안 된다. 어느 날 불현듯 죽음을 만나게 되었을 때 우리는 더 좌절하게 되기 때문이다.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의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사실 '지금을 살라'라는 뜻의 카르페 디엠carpe diem과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죽음을 기억하는 것만이 진정 현재를 사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그 물음은 결국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연결되어있다.
죽음에 대한 걱정 때문에 삶을 망쳐서도 안 되고, 너무 바쁜 삶 때문에 죽음을 엉망으로 만들어도 안된다.
그렇다면 잘 죽는 방법(well-dying)은 무엇일까?
가족과 친구들의 돌봄과 사랑 속에서 심신의 고통이 최대한 완화된 상태로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죽음을 통해 더 환한 삶에 이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삶도 죽음도 나의 것이고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의 가치와 의미, 존엄성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
죽음이 예견되는 어느 시점부터 평화롭고 안락하게 떠나갈 수 있도록 가족들에게 미리 부탁하는 것도 잊지 않아도 한다.
또한 가족들은 죽음을 앞둔 분의 생각과 계획이 그분을 위한 최선이라면 존중해야 할 것이다.
당하는 죽음이 아닌 맞이하는 죽음...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죽음을 준비하고 대비하기에 가장 좋은 때이다.
돈이면 다 된다는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필요한 건
하나를 버림으로써 하나를 얻고, 비워야만 채울 수 있다는 진리를 아는 것이다.
물질의 욕망에 사로잡혀 헛된 욕망한 쫓는 삶은 부박하다.
물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때 진정 삶과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무소유가 소유다.
최근 친정아버지를 멀리 떠나보내드렸다.
오랫동안 지병을 앓아오셨기에 아버지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들 또한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폐렴에서 급작스럽게 패혈증 증세가 나타났을 때 의료진들은 다른 응급수술을 권했지만
남아있는 가족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아버지를 온갖 기계와 호스에 의지한 채 생명을 유지시키며 아버지를 고통받게 해드리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버지의 의식으로 손을 잡고 눈을 맞추고 감사의 인사를 나누며 보내드릴 수 있었던 그 순간에 감사한다.
아버지의 육신을 활활 타서 한 줌의 재가 되었지만 아버지의 영혼은 또 다른 생으로 이어졌으리라 믿는다.
능행스님은 종교적 성찰과 영성으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죽음은 생의 껍데기 같은 것이다. 그동안 피와 살과 뼈가 감싸주고 있던 육신의 껍질을 벗고, 영혼으로 돌아가는 것이 죽음이다.
영혼은 생의 또 다른 이어짐이고 인연의 시작이다.
죽음과 영혼 그리고 또 다른 인연의 시작. 그것을 자연에서 보아왔다.
겨울이 가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오면 죽음처럼 검게 변해버린 나무에서 푸른 잎이 돋고 열매가 맺힌다.
죽음은 사라짐이 아니라 또 다른 생의 시작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 그것을 지금 하라.
살고 사랑하고 웃으라.
이것이 우리가 이곳에 존재하는 이유다.
지금 이 순간 가슴 뛰는 삶을 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 <인생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
밀물이 오고 썰물이 가듯이
우리가 이 세상에 왔다 가는 것도 그와 같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왔다가 간다.
왔다가 간다는 것. 근사하지 않은가
꽃이 피어 왔다가 다음 봄에 또 오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