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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일의 밤
이브 번팅 지음,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가고일의 밤>은 표지만으로도 읽고싶은 호기심이 생기는 책이었다.
역시나 데이비드 위즈너가 그림을 그렸다.
아이들도 나도 참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인 데이비드 위즈너는 글자 없는 그림책 작가로 유명하다.
이상한 화요일, 구름공항, 시간상자, 자유낙하, 아기돼지 세마리, 허리케인, 1999년 6월 29일 등등
데이비드 위즈너만의 시각으로 그려내는 현실과 상상의 세계는 글자없이도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으며
읽은이에 따라 제각각의 상상을 하게 만들어 준다.
<가고일의 밤>은 목탄을 사용해 그림을 그렸다는데 '가고일'이라는 석상의 웅장하고 독특한 생김새의 기괴함을 잘 표현해주는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은 데이비드 위즈너처럼 칼데톳 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이브 번팅이 썼다.
서양의 건축물 기붕 혹은 처마에 놓인 기괴한 형상의 석상인 가고일이 밤마다 깨어나 움직인다는 상상력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박물관이 살아있다'처럼 우리가 모두 잠든사이 조각상이나 유물들이 깨어나 움직인다는 엉뚱한 상상력의 작품들을 접할때면
실제로 박물관을 가서도 혹시...여기도... 라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고일들은
높다란 구석 자리에 웅그리고 앉아
눈 한 번 깜박이지 않고
멍하니 텅 빈 하늘만 쳐다봐요.
밤이 올 때까지...
사람들이 잠든 사이 깨어난 가고일들은 무엇을 할까? 궁금함에 책장을 한장장 씩 넘겨보면 가고일의 기괴한 형상이 사뭇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루종인 뻣뻣하게 곧추세우고 있었을 허리를 만지는 모습과
기지개를 펴며 하품하는 모습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전시물들을 입을 헤벌레 벌리고 신기하게 바라보는 모습들,
마치 사람들처럼 분수대에 모여 앉아 자기 자리에 대한 불편함을 툴툴거리는 모습들과
분수대 아기 천사상과 같은 포즈로 물줄기를 내품는 모습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가장 공감이 갔던 비둘기의 배설물에 대한 불평과 분수대에서 목욕하는 모습들과
서로 장난치며 논다고 분수대의 아기 천사들마저 분수대 밖으로 쫓아내고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들까지
이브 번팅의 엉뚱한 상상력에 데이비드 위즈너가 그려내는 흑백톤의 으스스하고 기괴한 그림속에 유머와 풍자가 깃들여져 있다.
이제 곧 아침이에요
지붕 위 구석진 자리에서
말똥말똥
멀뚱멀뚱
멍하니 퀭한 눈만 깜박여요.
다시 밤이 올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