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채널 × 기억하는 인간 EBS 지식채널e 시리즈
지식채널ⓔ 제작팀 지음 / EBS BOOKS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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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꿈꾸며 '기억'하고 '기록'하다.


<증언자>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프리모 레비는 그 끔찍했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증언으로써 악몽 같은 현실에 맞서나가며 '가장 믿을 만한 홀로코스트의 증언자'가 되었다.

아우슈비츠에선 나치들은 "너희와의 전쟁은 우리의 승리다. 아무도 살아남아 증언하지 못할 테니까."라고 말했으며, 전범 재판에서도 그들은 사실을 부정하고 기억을 조작했다.

기억은 구원이자 투쟁이기도 하다.

증언자들은 기억을 부인하고 왜곡하는 가해자, 동조자, 방관자들에게도 맞서야 하는 힘든 과정을 거쳐나간다.

기억이라는 의무가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으며, 피해자로만 살지 않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끌어내 여전히 전쟁, 폭력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평화운동가, 인권운동가로의 삶을 살아가며 노력하지만, 내면에 너무도 깊게 새겨진 상처, 트라우마를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하기도 한다.

트라우마는 '외부'에서 비롯된 '내면'의 고통으로, 치료의 첫 단계는 트라우마를 겪게 된 이유를 알아내는 규명이 우선시 되어야 하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안전하다는 확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제주(4.3트라우마센터)'와 '광주 트라우마센터'가 국가 지원을 받고 있으며 민간 기관으로는 '김근태 기념 치유센터'가 있으며 2018년 재난정신건강을 지원하는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설립되었다.)

<나는 비국민의 아들입니다.>

비(非) 국민은 일제의 산물이다.

1938년 국가 총동원령을 기점으로 황국의 전쟁을 반대하거나 순응하지 않는 이들을 일컫는 말로 유포되었는데, 비국민은 배척받아 마땅한 배신자로 따돌림을 당했다.

다큐멘터리 <기록 작가 하야시 에이다이의 저항>의 주인공인 하야시 에이다이는 죽은 각오로 진실을 쫓으며 강제 동원 피해자들의 삶을 기록하는 작가가 되었다.

광부, 자살특공대, 시베리아 억류자, 군 위안부, 사할린 학살 피해자들까지, 권력이 덮고자 하는 역사였으므로 취재는 저항이 일 수밖에 있었다.

이들의 글은 '사실에 기초해 진실을 추적'하는 르포르타주(보고 기사 또는 기록문학)로 시대의 민낯을 투시하고 있다.

르포 작가들은 수년간 수백 명을 인터뷰하며 들어온 목소리를 펜으로 옮겨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이고, 작가는 진실의 '증언자'이다.

오늘날의 르포는 평온한 일상에 감춰진 사회의 민낯을 예리하게 발견하는 온갖 기록들을 담아내고 있다.

'나'를 '우리'로 확장하는 시선을 지녔다면, 누구라도 시대의 증언자가 될 수 있다.

"수많은 목소리가 각자가 믿는 진실을 다 말할 수 있게 하면, 마지막에 가서는 진실에 도달할 수 있다."

<감시자들>

국립 5·18 민주묘지에 잠든 유일한 외국인 '위르겐 힌츠페터'는 독일 제1공영 방송의 기자였다.

1980년 그가 광주에서 보고 들은 진실은 민주화를 부르짖는 시민들을 향한 계엄군의 집단 발포였다.

그는 목숨을 걸고 감시자의 길을 택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인의 만행처럼 5·18도 반드시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광주의 진실은 전 세계로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도 전해질 수 있었다.

'나치 정권의 나팔수'였던 과거를 딛고 공영방송 체제를 구축한 독일인들은 정치와 자본에서 독립해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공영방송을 지키기 위해 국민이 '감시자'가 되었고, 방송 내용을 감시 감독한다.

우리나라는 유신시절에 공영방송이 도입되었지만 지금까지도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낸 세월호 참사 보도에도 그들 나름의 공식이 존재한다.

(선택+무시+강조=프레임)

* 선택 - 현장을 방문한 대통령이 스크린 설치를 지시하고 박수를 받는 모습은 보도하지만, 더딘 구조에 항의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배제한다.

* 무시 - 해경의 구조 실패나 청와대의 긴급재난 대응 부재 등 정부를 비판하거나 책임을 묻는 뉴스는 사라진다.

* 강조 - 그리고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선장과 선원의 유기 행위, 유병언 일가의 탐욕으로 돌린다.

* 프레이밍 - 그 결과 권력이 원하는 특정한 방향으로 뉴스가 보도된다.

공영방송의 이사와 사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우리나라의 언론제도 속에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언론 보도 참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감시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통신 기술의 발달로 미디어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보 생산에 참여하고 언론사를 포함한 전문적 콘텐츠 생산 조직이 늘어나면서 정보가 과잉 생산되고 있다.

이목을 끌기 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과 전문성이 결여된 콘텐츠고 늘어나고 있으며,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무분별하게 생산, 유통되면서 가짜 뉴스의 폐해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건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뉴스를 보고 비교 분석하고 토론하는 교육, 미디어의 이해와 활용, 가짜 뉴스 분별하는 법 등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교육 전반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위에 소개한 3편의 간략 소개에서 느낄 수 있듯 단편적인 '지식'을 입체적으로 조명해서 독자들에게 '화두'를 던지고 있다.

<증언자>편에서는 끔찍한 사건을 겪었던 이들의 증언을 통해 진실을 알게 된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겪은 트라우마의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국가폭력이나 재난 재해 같은 충격적인 사건의 여파는 당사자는 물론, 가족, 마을,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미디어가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는 집단 트라우마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경주와 포항 지진에 이어 지금은 코로나로 인한 집단 트라우마 현상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장기화되는 코로나 사태로 '코로나'블루'를 호소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데,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가족 간 갈등, 감염에 대한 우려와 함께 무기력감, 두려움, 불안함과 소외감 등을 호소하는 이들에 대한 심리적 방역을 제공해 줄 국가적 대응이 강조되고 있다.

<증언자>편은 타인의 고통에 무감하고 개인의 몫으로 남겨두는 사회는 건강할 수 없으며, 그런 사회에 사는 개인들은 누구라도 트라우마의 덫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BS 지식채널ⓔ는 세상 곳곳에서 포착한 다양한 테마 아래 우리가 알고 싶은 이야기, 알아야 할 이야기를 촘촘히 엮어 '살아 있는 지식'으로 전한다. 2005년 9월 5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5년간 2,500여 편이 방송되었다.

5분의 영상 속에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등 우리 삶과 긴밀하게 연결된 주제들을 감각적이고도 예리하게 담아내 큰 호응을 얻어왔다.

책으로 새롭게 만나는 지식채널ⓔ는 각 권마다 '오늘'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다양한 관점에서 다룬 방송 편으로 시리즈로 엮어나간다.

앞서 '기억'과 '1인 가구'를 주제로 책이 출간되었고, '기억하는 인간'편에서는 우리 역사와 삶 속에 다양한 방식으로 새겨진 '기억'과 그 기억을 바탕으로 남긴 '기록', 그리고 그 남겨진 기록이 일으키는 희망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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