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 100세 - 의과학으로 풀어보는
김혜성 지음, 김현진 그림 / 파라사이언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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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오래 사느냐(living longer)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living well)가 중요하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100세를 넘는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2019년 우리나라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당시 65세인 사람의 기대수명은 91세였다고 한다.

미국의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2001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 가운데 150살까지 사는 사람이 나올 것인가에 대한 수억 원짜리의 내기도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현재 시도되고 있는 여러 항노화 약들 덕분에 노화가 늦춰져서 150세까지도 수명연장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란다.

책을 읽다가 '평균수명'과 '기대수명'에 궁금증이 생겼다.

'평균수명'은 자살이나 사고사 등을 포함하는 특정지역의 일정 기간 동안의 평균적인 수명을 나타내며, '기대수명'은 자살이나 사고사 등을 포함하지 않고 노환 등에 의한 자연사만을 통계 대상으로 하여 특정지역의 일정 기간 동안의 평균적인 수명을 나타낸다고 한다.

건강상의 문제로 못 움직이거나, 입원·수술을 해야 하거나, 약을 먹어야 하는 기간까지 모두 포함되는 '기대수명'은 일반적인 수명과 달리 건강하게 살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으로서의 수명을 의미한다.

1948년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는 "건강하게 사는 것이란 비단 질병의 유무만이 아니라 정신적·사회적으로 좋은 상태여야 한다."라고 정의 내리기도 했는데, 이는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

'성공적 노화'는 1990년대 말 제기된 용어로, 첫째, 질병이 없을 것, 둘째, 신체적 정신적으로 온전할 것, 셋째, 자기 인생의 의미를 음미할 수 있는 사회적 친분과 참여를 유지할 것 등의 세 가지 요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성공적인 노화란 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장애의 기간을 뺀 '건강한 삶의 기간'을 말하므로, 성공적인 노화를 원하다면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조금씩 떨어지고 대사 능력이 떨어지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이 바로, 약이다.

모든 약은 부작용과 내성을 동반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약을 투여하는 다제약복용은 몸을 더욱 쇠약하게 할 수 있다.

현대 의과학에서는 노화 자체를 질병화하려고 하며, 노화를 염증으로 보고 약을 투여하자는 발상이 결국은 다제약복용을 부추기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노화(aging)를 만성(염증)으로 보려는 염증노화(inflammaging)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것은 노인들의 혈액 속에 염증을 일으키는 여러 인자(사이토카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그래서 증상이 없더라도 약을 먹어 만성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인자를 낮추는 것이 노화나 노화 관련 질병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미 2018년에 세계보건기구 WHO는 노화(Old age)를 하나의 질병으로 인정하고 코드를 부여했고, <란셋 Lancet>이라는 유수의 학술지는 이를 두고 노화 자체에 접근해 보려는 과학자나 제약회사들의 앞을 가로막던 커다란 허들 하나가 제쳐졌다고 평가했어요. 이런 입장을 견지한 제약회사들과 생명공학 회사들은 당연히 노화에 대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해졌다고 환호했습니다. 미국에서는 구글의 자회사인 칼리코(Calico)같은 벤처기업이 노화에 접근할 준비를 이미 해두기도 했고요. (36p)


그런데 놀라웠던 건 이런 흐름이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 질환을 다루는 현대 의료의 과잉 의료화를 부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포함한 위험요인들은 대부분 생활습관의 변화에서 오는 문제들인데, 여러 의료 관련 학회와 제약회사들은 비만, 당뇨, 고혈압 등에 대해서만 유독 항비만약, 항당뇨약, 항고혈압약 처방을 권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많이 먹고 덜 움직이며, 갈수록 더 기름지고 맵고 짠 음식을 즐겨 먹는다.

건강을 위협하는 이런 만성질환으로부터 건강을 되찾고 싶다면 생활습관의 교정이 먼저라 하겠다.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은 실은 그 자체로 질병이 아닐 수 있습니다. 원래는 '질병'을 만드는 위험요인이었습니다. 심혈관 질환이라는 '질병'을 만드는 흡연, 음주, 운동 부족, 생활습관처럼 말이죠. 질병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고, 뚱뚱하고 혈압이 높고 이 안에 당 수치가 높거나 지방이 좀 많은 것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라는 질병을 만들 수 있는 위험한 요소라는 것입니다. 이건 제 말이 나이라 세계보건기구(WHO)가 하는 말입니다.(28p)


저자는 건강수명 100세를 위하여 잘 먹고(규칙적인 소식), 잘 싸고(장 건강), 꾸준히 운동하고(운동은 최고의 보약), 늘 공부하는 자세(두뇌활동)를 가질 것을 권한다.

현재까지 가장 많은 과학적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장수 방법은 다름 아닌 소식(小食)이다.

소식은 몸을 가볍게 할 뿐 아니라,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염증 반응을 낮추고 건강수명과 기대수명을 늘린다.

변비는 건강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적이다.

매일 아침 대변을 못 보거나 본다 해도 염소똥처럼 싸는 현대인들에게 염증성 장염이나 대장암이 증가하는 이유도 결국은 음식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잘 먹는 것은 잘 싸는 것으로 이어진다.

운동은 노화를 늦추는 최고의 보약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40대 이후 10년마다 8% 정도의 근육이 빠져나가고, 70대 이후에는 그 속도가 더 가속화되어 10년마다 15% 정도가 빠져나간다고 한다.

이것을 근육위축증이라고 부르는데, 살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면 근육 안에 지방이 쌓이고 결합조직이 늘어나서 근육이 낼 수 있는 힘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뼈조직도 줄어 키도 조금씩 작아지게 된다.

운동으로 근육의 양과 근력을 유지하고, 뇌기능 감퇴도 막고, 인지 활동까지 겸한다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노화와 함께 뇌세포도 조금씩 손상이 된다.

그런데 뇌세포도 근육처럼 단련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으며 뇌조직을 공고하게 유지할 수 있다 하니, 뇌기능의 활성화를 위해 공부나 배움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놓지 말아야 하겠다.

<의과학으로 풀어보는 건강수명 100세>의 저자 김혜성 박사는 '호모 헌드레드 시대'를 축복으로 맞기 위해 건강수명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치과의사로서 진료했던 경험, 점차 나이 먹어가는 자신의 몸을 다뤄본 경험, 다양한 과학과 의학 문헌들을 결함해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단다.

책을 통해 건강수명이 줄어드는 원인을 파헤치고, 그에 대한 우리의 대처법을 동서양의 자료를 비교 분석하고 수많은 실험 사례를 제시하면서 의과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실천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어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건강관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앞선 세대뿐만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장수(오래 사는 것)는 축복받은 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장수는 고통과 고난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우리 시대에는 나이 듦 역시 선택과 준비의 문제임을 명심하고, 식습관, 운동을 포함한 생활습관의 변화와 교정을 생활화해야겠다.

얼마나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더욱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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