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2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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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죽게 된 두 사람(이민석과 왕도영)은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 중간계에서 서호(천년 묵은 여우)를 만난다.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 있을 수 있는 불사조가 되고 싶은 서호는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에 자신에게 '식지 않은 뜨거운 피 한 모금'을 주면 다시 이승으로 돌아가 49일을 더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 주겠다고 제안한다.

호텔 셰프였다는 아저씨(이민석)는 다시 돌아가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고 확인할 일이 있다며 서호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고, 함께 있던 도영은 딱히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49일 더 산다고 손해 볼 것도 없겠다 싶어 제안을 받아들인다.

서호는 시간을 더 줄 수는 있어도 사람을 다시 살려내는 건 불가능하다며 다른 얼굴(나이와 성별, 성격은 그대로)로 집이 아닌 곳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49일의 시간을 간절히 원했던 아저씨는 식당을 하나 차려달라고 부탁을 하고, 딱히 갈 곳이 없던 도영은 아저씨와 함께 있기로 하고, '49일 동안 지켜야 할 주의사항'이 적인 쪽지를 건네받고 두 사람은 다시 이승으로 돌아가게 된다.

마치 죽은 사람과 같은 얼굴색을 가진 다른 얼굴의 두 사람은 '구미호 식당'이라고 간판을 내건 식당에서 49일을 지내게 된다.

이승으로 와서야 49일 동안 식당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는 주의사항을 읽게 된 아저씨는 크게 분노하고, 주의사항을 무시하고 밖으로 나갔다가 뼈를 깎고 살을 깎는 엄청난 고통을 겪고는 가까스로 식당으로 돌아와 정신을 잃는다.

밖으로 나갈 수는 없지만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던 아저씨는 음식을 만들어 팔면 그 사람이 자신을 찾아올게 될 것이라며 음식장사를 시작하기로 한다.

살아있는 동안의 삶이 고단하고 외롭고 힘들었던 도영은 갑작스러운 죽음이었지만 보고 싶은 사람도 없고 차라리 죽은 게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그냥 아저씨를 도와준다.

아저씨만의 특제 요리인 '크림말랑'이 조금씩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었지만 정작 기다리는 사람은 오지 않고 시간은 점점 가기만 한다.

SNS에 크림말랑의 재료를 맞추는 사람에게 상금 300만 원을 주겠다는 '구미호 식당 이벤트'를 올리면서 그 사람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린다.

그러는 동안 도영은 구미호 식당으로 알바를 하러 온 형을 만나게 되고, 크림말랑을 먹으러 온 수찬 엄마와 수찬(친구)이를 만나게 되면서 죽기 전에는 몰랐던 사실들을 하나씩 알게 되고, 살아있는 동안 마음을 열고 살지 못했던 일들을 후회하게 되는데......

"죽었다는 사실보다 더 무서운 건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다."


마음은 붙잡아 매어둘 수 없는 조각달과 같다

어떤 사람이 하늘에 떠 있는 조각달을 갖고 싶었대요.

그래서 고생고생해서 조각달을 따는 데 성공했지요.

조각달을 집으로 가져온 그 사람은 무지하게 행복했어요.

왜냐하면 자기가 그렇게도 갖고 싶었던 조각달을 손에 넣었으니까요.

그런데 조각달은 날마다 슬퍼하기만 했어요.

조각달은 날이 지나면서 반달도 되고 보름달도 되어야 하고 변신을 거듭해야 하는데 손아귀에 갇혀 그러질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조각달은 날마다 울었어요.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난 다음 그 사람은 결심했어요.

조각달을 놔주기로요.

어느 깊은 밤 그 사람은 옥상으로 올라가 조각달을 날려 보냈어요.

넓고 넓은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조각달은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가 없었어요.

그런 조각달의 모습을 보면서 그 사람도 행복했대요.

내가 사랑하는 존재가 행복할 때 나도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붙잡아 매어 내 옆에 두려고 하는 사랑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존재에게 자유를 주었을 때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208~209p)


불사조를 꿈꾸는 천년 묵은 여우, 서호

다른 이가 살아날 가능성을 모두 빼앗고 뜨거운 피를 얻어먹으면 불사조가 될 거라고 믿었지.

하지만 불사조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아.

모든 생명이 있는 것은 생명을 얻는 출발점에 섰을 때 죽음이라는 것도 함께 얻어.

더불어 행복과 불행이라는 것도 같이 얻지.

살아가며 행복과 불행, 둘 중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오로지 자신들의 몫이야.

제대로 살면 행복하지.

제대로 산다는 것은 후회하지 않는 삶이지.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마음을 열고 살면 그런 삶을 살 수 있어.

마음을 열면 나에게는 물론 모두에게 너그러워지고 여러 각도에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도 생기거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원히 살 거라고 멍청한 생각들을 하지.

그러느라 죽을 때 꼭 후회해.

후회해도 소용없는 순간에 말이야. (228p)


당신에게 일주일밖에 시간이 없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요?

오늘 죽음이 나를 찾아온다면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그리고 시간이 나에게 머물 때 그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말하고 싶다.

최선을 다하면 행복하다.

행복은 늘 내 옆에서 내가 손을 내밀기를 기다리고 있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내가 손을 내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묻고 싶다.

"당신에게 일주일밖에 시간이 없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요?"

어떤 대답이 나올지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 일주일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그게 정답이다. (231p)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다.

누구나 죽는다는 걸 알고 있지만, 우리는 마치 죽지 않을 존재인 것처럼 삶에 매달리고 있다.

죽음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어나고 있으며 죽는 것에는 순서도 없다.

누구도 죽음을 대신할 수 없으며, 누구도 죽음을 경험해 볼 수도 없다.

죽음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서게 되면 살아 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영광인지 알게 되면서 삶을 감사하게 생각하게 살게 될 것이며, 삶이 더 자유로워지고 심오해질 것이다.

잘 살려면 죽음을 알아야 하고 생을 잘 마치려면 지금을 잘 살아야 한다.

결국 죽음과 삶은 하나다.

책은 죽음을 통해 비로소 깨닫게 되는 삶의 진정한 가치와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 그것을 지금 하라.

살고 사랑하고 웃으라.

이것이 우리가 이곳에 존재하는 이유다.

지금 이 순간 가슴 뛰는 삶을 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 <인생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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