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그리고 싶은 날, 프랑스 자수 - 꽃실과 함께 수놓고 만들기
꽃실자수 이정순 지음 / 미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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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나이 탓을 하고 싶다.

한때는 바느질이 너무 좋아 매일 천과 바늘을 만지작거리며 조각천을 잇고 수를 놓으며 작품을 하나하나 만들에 흠뻑 빠져 살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어깨가 뭉치고 목이 뻐근하고 눈앞이 희미해지면서부터 바느질을 서서히 멀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상의 순간순간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것들 속에서 바느질이 생각나곤 했다.

지나가는 사람이 맨 에코백에 수놓아진 자수에, 카페에서 내어준 티매트에 수놓은 자수에, 한정식집에서 내어준 수저 주머니에 살며시 내려앉은 꽃 한 송이 자수에 마음에 설렐 때면 바느질을 하고픈 유혹에 빠지게 된다.


어느 날 나에게 온 하나의 선물 같은 박스 하나.

<일상을 그리고 싶은 날, 프랑스 자수 - 미호 프렌즈 패키지>

패키지 박스를 열어보며 작은 탄성을 질렀다.

제법 두툼한 자수 책 <일상을 그리고 싶은 날, 프랑스 자수 : 꽃 실과 함께 수놓고 만들기>와 함께 미니 에코백에 수를 놓을 수 있는 재료들이 함께 동봉되어 있었다.

두근두근 가슴 설레는 선물과도 같은 패키지다.

당장 책부터 펼쳐보았다.

- 18가지 스티치로 수놓는 아기자기한 34개 모티브

- 소품&액자 실물 크기 도안 수록

- 꽃실 자수 이정순 지음


예전에는 자수나 퀼트 관련 책들이 대부분 일본 책이었던 때가 있었다.

물론 번역서로 들어온 책들도 있었지만 원서 그대로 수입되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고, 작품들도 그들의 취향이나 생활 환경에 맞춰진 경우가 많아 다소 아쉬운 감이 없진 않았었는데 이젠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게 되어 좋은 것 같다.

책의 저자인 이정순 씨는 직장 생활을 하다가 오래 재밌게 할 수 있는 일로 '자수'를 생각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자수 전문가 과정을 이수하였고, '꽃실 자수'라는 이름으로 소규모 자수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자수 수업과 자수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도 자수를 좋아하는 분들과 소통하고 있다.

( 블로그 - blig. naver. com/yijsh / 인스타그램 - instagram.com/kkotsil_embroidery )

저자는 수를 놓으면서 얻은 위로와 감사한 시간이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게도 선물처럼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있다.

바느질을 하는 순간 마음들은 제각각 다르겠지만, 난 바느질을 통해 감정이 정리되며 차분해지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한 땀 한 땀에 담긴 정성 들이 예쁜 작품으로 탄생할 때의 뿌듯함도 좋고, 제 자리를 찾아 쓸모 있게 쓰이는 모습이 그렇게 흐뭇할 수 없다.

건강이 허락되는 한 언제까지고 수를 놓고 조각천을 이으며 바느질을 하고 싶다.

예전만큼 긴 시간을 투자하며 작품을 만들어내던 욕심은 내려놓고 천천히 쉬어가며 바느질을 해본다.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그만두는 것보단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니까...^^


수놓은 것을 보고 있으며 그 사람의 시간 또한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한 땀 한 땀 조심스럽게 마음을 담아 가며 수놓고 만들기를 하였고, 그 내용을 책으로 담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8p)


<일상을 그리고 싶은 날, 프랑스 자수>에는 일상을 이야기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혼자서도 차근차근 수놓을 수 있는 작품부터 기법을 응용하여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작품까지 골고루 담았다.

또한 수놓은 것을 소품으로 만들어 볼 수 있도록 도안과 그 과정을 상세한 사진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내 방(MY ROOM), 피크닉(PICNIC), 산책(STROLL), 여행(TRAVEL), 취미(HOBBY)

5가지 키워드로 총 33개의 모티브 자수를 소개하고 있으며, 덮개, 지퍼 파우치, 동전 지갑, 액자, 오너먼트 등 생활 소품에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친절한 설명과 사진으로 전하고 있다.

각각의 챕터 마지막에는 모든 모티브를 모아 하나의 액자로 완성할 수 있게끔 만든 작품도 개인적으로 부척 마음에 들었다.

모티브 하나씩 수놓는 방법을 익혀도 좋고, 모아서 수놓아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 수도 있으니 더 좋다.

이 책은 아기자기한 포인트 자수로 프랑스 자수를 시작하려는 입문자나 기본 자수 기법을 통해 입체 자수 등의 응용 기법과 작품 구성에 아이디어를 얻고 싶은 이들 모두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자수 책이라 하겠다.

프란스 자수의 기본 기법은 알고 있었지만 입체 자수 기법은 잘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입체 자수에 대해 많이 알 수 있게 된 점이 좋았고, 응용 기법을 활용한 작품들도 꽤 실용적인 것 같아 바로 활용하기에 좋은 것 같다.


프랑스 자수 입문자를 위한 입문서로도 추천하고픈 책이다.

기본부터 꼼꼼하게 챙겨볼 수 있도록 '베이직 레슨'을 통해 자수 재료와 도구, 도안 옮겨 그리기, 실 꿰고 매듭짓기, 책에서 사용한 자수 스티치, 자수 작품 마무리하기의 과정을 꼼꼼히 담았다.

18가지 기본 스티치를 통해 활용할 수 있는 작고 귀여운 모티브 자수를 수놓을 수 있도록 설명하면서, 일상의 작은 것들에 대한 단상 등 짧은 이야기도 실어 수놓는 시간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도록 했다.

입문자들이 다소 어려워할 수 있는 면을 채우는 스티치의 경우, 도안에 수놓는 결이 표시되어 있어 방향을 참고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도안에는 스티치 방법, 실 번호와 함께 수놓는 순서와 방향도 표시해 주고 있어 한결 수월하게 수놓을 수 있도록 좋은 길잡이를 해주고 있다.

책을 보고 따라 하지만 자수 클래스에서 선생님과 함께 수업하듯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입문자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어느 정도 수놓는데 익숙해졌다면 다양하게 응용하길 원하게 된다.

이 책에는 모티브 실제 크기 도안과 소품, 액자 도안 등이 별도로 수록되어 있으며, 다양한 응용 사례들도 보여준다.

덮개, 가리개, 티 매트, 냉장고 자석, 지퍼 파우치, 바구니 주머니, 바늘집, 미니 액자, 팟홀더, 롤 케이스, 키친 클로즈, 와펜, 북 커버, 초대장, 액세서리함, 편지함, 여권 케이스, 모빌, 동전 지갑, 브로치, 손거울, 향 주머니, 옷 칼라, 오너먼트 등등 예쁜 원단과 재료를 활용해 나만의 자수 작품을 생활 속에서도 즐겨 볼 수 있다.

에코백, 수건과 같은 완제품에 수놓는 것은 물론, 기존의 상자에 수놓은 원단을 붙여 편지함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들도 꽤 실용적인 것 같다.


프랑스 자수가 처음이어서 도전하기 힘들 것 같다는 분들을 위해 <미호 네이버 TV 채널>에 자수 클래스 영상을 올렸다고 한다.

자수 클래스 영상을 보면서 '꽃 한 송이' 모티브를 더 쉽게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영상에서는 티 매트에 수를 놓았지만 천 에코백이나 파우치 등 다양한 소품에 나만의 모티프를 수놓아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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