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팔세대 정기룡, 오늘이 더 행복한 이유
정기룡 지음 / 나무생각 / 2020년 2월
평점 :
50대. 그들은 인생의 중반을 넘긴 세대들로 대부분 등에 한가득의 짐을 지고 살아왔었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거나, 일부는 퇴직을 앞두었거나, 평생 일하던 곳을 이미 떠나온 이들도 있다.
지난 시간 동안 지고 있었던 책임의 무게만큼이나 고단한 삶을 살아왔었지만, 그들은 다시 출발선에 서 있다.
솔직히 겁이 날 것 같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게 되었다고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닌 것이 퇴직 이후 40여 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인생 계획표를 다시 세워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며, 그저 쉬면서 인생을 즐기기엔 50대는 너무 젊은 나이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정정하신 부모님 부양에, 한창 공부하고 있을 자식들을 위한 학업 뒷바라지에, 취업을 못해 독립하지 못한 자식까지 부양하고 있는 집들이 대부분일 수도 있다.
거기다 자녀 결혼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정작 그들 부부의 노후계획은 인생 계획표에서 한 귀퉁이를 차지할까 말까 염려스러울 정도다.
물론 집집마다 사정이 다 다르므로 노후 걱정 없이 본인 인생 즐기며 살아가기에도 부족한 인생 후반기를 맞이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다수의 평범한 50대는 이런저런 걱정에 그들의 노년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살아가고 계신 분들은 자녀들에 대한 물질적 지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이미 성장기부터 제 몫을 스스로 찾게끔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성인이 되면 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자립감을 키워주어야 한다고, 그리고 평생 부모님 걱정, 자식 걱정만 하며 살지 말고 50대를 기점으로 나만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뒷방 늙은이로 취급받으며 마냥 쉬어 버리기엔 너무 젊은 나이다
여전히 내면에서는 열정이 끓어오르고 있다.
재미있어 보이는 것들을 우선 시작해보면서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살아있는 동안 멈추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해나가는 것은 어쩌면 나에게 부여된 삶에 대한 책임이자 의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직도 배울 것이 참 많은 인생이기 때문이다.
요즘 일부 5060세대를 가리켜 액티브 시니어라 부르기도 한다.
은퇴 이후에도 소비생활과 여가생활을 즐기며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세대를 지칭하는 말로, 이들은 외모나 건강관리 등에 관심이 많아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여유 있는 자산을 기반으로 경기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높은 구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여가 및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단다.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문화활동을 즐긴다는 점에서 기존의 실버세대(55세 이상을 이르는 말)와 구분되기도 한다.
이 책<오팔세대, 정기룡, 오늘이 더 행복한 이유>에 나오는 오팔 세대는 '58년생 개띠'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오팔(OPAL):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채로운 빛을 내는 오팔 보석의 특징을 담고 있는 세대로 이들은 전쟁을 겪지 않았고, 고도성장기에 청년 시시기를 보내면서 현대적인 교육을 받았고, 젊었을 때는 바쁘게 살았지만 이젠 시간과 돈에 여유가 생겨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도전하면서 소비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세대란다.
이들 세대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주역이었고 경제 성장의 중심에 그들이 있었으며, 아날로그적 감성과 디지털 트렌드를 모두 소화하는 세대라는 점이며, 그들은 그들의 삶이 '은퇴'나 '실버'라는 단어로 정의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기도 한단다.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 여가나 취미생활을 포기하며 살아왔기에 자신을 위한 투자에 아낌없이 적극적으로 소비하기도 하며, 퇴직 후에도 여전히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기도 한단다.
단순히 생계유지를 위해 일한 다기보다는 남은 인생을 새로운 경험으로 채우고 싶어 제2의 인생에 도전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잠시 접어 두었던 꿈의 실현을 원하기도 하고, 지난 세월 동안 다져온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도 한다고 한다.
- 삶은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것보다 계획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다. 노력해도 안 되기도 하고 운이 나쁘면 많은 걸림돌을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10년 뒤 후회할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시작해야 한다. 지금 뭘 시작하느냐에 따라 10년 뒤 내 모습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50, 60이라는 나이가 걸림돌은 아니다. 흔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한다. 목표만 있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뭐든 할 수 있다. 바람이 불어 잠시 흔들릴 수 있지만 흔들리면서도 제자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31p)
여유 있는 자산을 기반으로 액티브한 삶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신체적인 건강과 정신적(마음의) 건강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를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는 최선을 다하지만, 마음을 조금씩 비워내는 건 더뎌 보인다.
몸에 좋다면 마다하지 않고 먹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운동과 취미생활도 꾸준히 하지만 마음공부가 뒤따라주지 않아 사회나 가정에서 자기가 설자리를 차지 못하는 분들을 종종 보곤 한다.
요즘 세대가 가장 싫어한다는 "Latte is horse. (라떼는 말이야)"를 입에 달고 사는 기성세대들 중에는 "그래도 내가 옛날에는…",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습관처럼 달고 사시는 분들이 있다.
제각각 살아온 인생이 다르기에 남보다 애쓰고 살아온 인생 보상받고 싶은 맘도 있고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겠지만 다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고 자기만의 인생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자 하니, 내 것이 아닌 것에는 관심을 끄는 것도, 하물면 그게 자식일지라도 마음을 비워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고집을 부리고 힘을 꽉 주고 버텨봐야 인정받기보다는 민폐 인생이 될 수도 있음을 깨닫고, 마음공부를 통해 하루하루를 재미나게 살아가는 법도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저자는 퇴직 후 처음으로 아내와 미국 서부로 해외여행이란 걸 떠나게 되었단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비행기에서 읽겠다고 챙긴 책은 펴보지도 않았고, 입지 않은 속옷도 몇 개나 되고, 화장품, 옷들도 그대로였으니 필요도 없는 무거운 짐을 여행 내내 끌고 다녔던 일을 떠올리며 우리의 삶도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추억이 담겨 있어서', '필요할 것 같아서'라며 꾸역꾸역 인생의 가방에 채워 넣어둔 버려야 할 과거의 짐들이 너무 많다면 하나씩 빼는 연습도 필요하지 않을까.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다.
새롭게 시작하는 인생을 위해 불필요한 과거의 추억들, 부질없는 인생의 요령들을 비워내보자.
100세 인생을 살아가게 된 고령화 시대에 우리의 인생이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다.
어느 95세가 넘은 노인은 60세에 교수로 은퇴를 했지만, 노년을 위해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고, 죽음만을 기다리는 무력한 삶을 30년 이상 산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이를 보고 충격을 받은 어떤 이는 65세가 넘어 외국어 공부를 시작해 똑같은 95세가 되었을 때는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 4개 외국어를 마스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배움을 시작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우리의 인생은 언제 끝날지, 앞으로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그 누구도 알 수가 없으니, 지나간 시간들을 뒤돌아보며 후회하지 말고 지금 당장 원하던 일을 꿈꾸던 일을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중에 하자, 나중에..." 이렇게 말하면서 미래를 기약하지 말고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하자.
-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라디오를 켜니 노사연의 <바램>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짊어진 삶의 무게로 힘들 때 내 얘길 들어주는 이가 있다면 혼자는 아니다. 작은 한마디로 지친 나를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준다면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 가사가 마음 깊이 와닿았다. 나도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 익어간다는 말을 들으면 꽤 쓸모 있는 사람인 듯하고 아직도 인생이 진행 중인 것 같아 위로가 된다. 세상에 휘둘려 살아가면서 나를 제대로 볼 시간이 없었다. 내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다른 사람들을 챙기느라 바빠 정작 나 자신을 위로할 시간은 없었다. 작은 커피숍에 들러 뜨거운 커피 한 잔의 사치를 부려본 적도 거의 없다. 이제 매일 소소하게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야겠다. 그래야 나이에 주눅 늘지도 않고, 거울 속 나를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97p)
-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타적인 삶을 살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받은 것을 되돌려줄 때도 되지 않았나? 그것이 돈이든, 봉사든, 재능이든 상관없다. 나눔으로써 나도 이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사실, 공동체 속에서의 존재 이유를 찾고 싶었다.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면 모두가 감사할 뿐이다. 나눈다는 것은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통행이다. (179p)
- 나는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하면서부터 내가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고, 누군가를 도울 수도 있다는 것에 늘 감사했다. 비록 일주일에 4시간이지만 거기에서 삶을 배우고 어떻게 한 주를 살아야 할까 생각했다. 죽음을 매일 맞이하다 보면 무뎌질 것 같지만 그렇지마는 않다는 사실을 늘 깨닫는다.(221p)
저자의 일상은 단순하고 평범하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오는 동안 느꼈던 소소한 행복들을 통해 가족에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있으며,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통해 인생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음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이런 마음을 가지지는 쉬울지 몰라도 실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저자의 글들이 가슴 깊이 와닿았고 울림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