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기억이 그곳에 있었다 - 추억이 오늘의 나를 지켜줍니다
김용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좋은 사람,

좋은 기억은

행복한 추억이 되어

나와 평생을 함께한다.


<행복한 기억이 그곳에 있었다>의 글을 읽고 그림을 보며 저자 김용일 화백은 나와 비슷하거나 좀 더 윗세대이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이 책을 통해 만나는 아름다운 그림들 속에서 아련한 추억이, 그리운 사람들이 떠오르면서 나의 어린 시절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외할머니가 너무나 보고 싶었다.

가만히 기억을 되살려보면 국민학교(^^)를 입학하기 전쯤의 상황과 많이 닮아있는 것 같고, 그림 속 집들은 내가 살던 부산보다는 외할머니가 계시던 시골집과 닮아있는 것 같다.

집집마다 연탄불이 있었던 시절이었고 연탄불 위에 석쇠를 올려 돼지고기도 굽고 생선도 구워 먹곤 했었다.

지금처럼 아파트 구조와는 달리 사방으로 튀어 있어 환기도 잘되고 마당도 있었기에 냄새 걱정 없이 구워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생선 하나 굽는 것도 신경 쓰인다.

시골 외할머니 댁은 연탄불도 아닌 장작을 때는 아궁이를 사용하고 있어 더 다양하게 맛난 걸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잔불 속에 숨겨두고 구워 먹었던 감자, 고구마, 밤은 그 어느 간식과도 비교할 수 없는 꿀맛이었다.



시골 외할머니 집이랑 많이 닮아있는 집을 찾았다.

외할머니 집은 방문 앞에 마루가 있었고 집 구조가 ㄱ자형으로 되어 있었다.

마당 옆으로 창고처럼 사용하는 공간에는 소 우리도 있었고, 경운기를 주차(^^) 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공포스러웠던 옥외화장실도 있었다.

저자의 그림을 보며 어릴 적 보았던 시골 외할머니 집을 떠올려 본다.

정말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남는 것인가 보다.

한 장 한 장의 그림만으로도 그때의 행복한 기억이 샘솟듯 떠오른다.

마루에 누워 잘 때 더울까봐 부채질 한번, 모기 쫓느라 부채질 한번, 쉼 없이 부채질을 해주시던 외할머니의 고단했을 어깨와 팔도 기억해본다.

고맙고, 그립고, 보고 싶다.



외할머니 집 앞에는 마을에서 유일한 상점이 하나 있었다.

먼지 쌓인 선반에는 유통기한을 알 수 없는 과자나 사탕들이 있었고 동네 어르신들이 즐겨 드시는 탁주를 팔았다.

그 가계에만 들어가가면 났던 독특한 냄새가 자라고 보니 술(탁주) 냄새였던 것이다.

가계 옆에는 마을에서 제일 큰 나무가 있었는데 여름이면 나무에 사는 매미소리 때문에 귀가 멀 지경이었다.

'동덕이형네 집'과 비슷하게 생긴 집이었다.



국민학교 근처에는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건물들이 몇 집 있었다.

1층은 가계로 운영하고 2층은 가정집으로 사용했던 것 같았는데 '신작로, 삼흥 소리사'와 비슷해 보였던 건물이다.

1층 가계는 바둑판을 직접 만드는 집이었는데 지나갈 때마다 나무를 대패로 깎거나 정교하게 선을 긋는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보곤 했었다.

그땐 지금처럼 놀이터란 것도 없던 시절이라 동네 앞마당, 길가, 골목 등이 놀이동산이었다.

바닥에 그림을 그려 오징어 땅따먹기도 하고, 자치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고무줄놀이를 매일매일 하며 놀았었다.

동네 꼬마 녀석들은 죄다 나와 뛰어놀다가도 밥때가 되어 집집마다 엄마가 아이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냅다 집으로 달려들어갔었다.



<행복한 기억이 그곳에 있었다>에는 귓가에 착착 감기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있어 반가웠다.

'집'을 주제로 한 저자 김용일 화백의 아름다운 그림과 그림 속 집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은 추억 속 앨범을 뒤척이듯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게 만들어 준다.

'OO 네 집'이라는 그림과 글 속에는 서로 힘이 되며 자라온 시간과, 함께여서 두려울 게 없었던 용기와 추억, 사랑과 우정, 그리고 소중한 꿈이 담겨있다.

친구 이름 하나하나에 추억을 새기고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본다.

마치 동창회에서 만나 친구들과 신나게 수다 떨며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떠난 것만 같다.



나와 비슷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에게도

나의 추억거리가 신기하게 들릴 누군가에게도

나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위로를 받는다면

고단함은 치유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의 외할매 이야기에 마음 한구석이 아려왔다면

은하수가 쏟아지던 밤하늘이 보고 싶어졌다면

친구들과 만들어 먹었던 밀 껌의 맛이 궁금해졌다면

나의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행복한 기억은 우리를 성장하게 하는 좋은 밑거름이 된다.

잠시나마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모든 것들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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